제509장
차안심이 서정희를 꼭 끌어안았다. 동갑내기임에도 불구하고 차안심은 어른인 듯 서정희를 다독였다. “정희야, 울지마. 내가 있잖아. 내가 너 잘 돌볼 거야. 아저씨도 고비는 넘겼다고 하니까 괜찮을 거야. 며칠 뒤면 깨어날 수도 있어. 다 잘 될 거야.”
서정희는 이전에는 그 말을 믿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녀에게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했다. 이 세상에 최악은 없고 더 나빠질 수만 있다는 것을 말이다.
겪어보지 않으면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는지 영원히 모를 것이다.
지구가 자전하면 한 사람이 영원히 불행하지는 않을 거라 하지만 그녀는 단 조금의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서정희에게 내일은 공포였다. 잠에서 깨어나면 서제평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까봐.
뱃속의 아이가 잘못되거나 상태가 좋지 않을 까봐.
심지어 그녀 자신이 갑자기 병에 걸릴 까봐. 내일이라는 것에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서정희는 목소리가 떨려왔다. “안심아, 나 너무 무서워. 다음으로는 나랑 내 아이들 차례일 까봐. 내가 죽는 건 두렵지 않은데 아이들한테 피해가 갈까 두려워.”
“정희야. 너 지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셈이야.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긴장할 거 뭐 있어? 여긴 안전해. 누구도 무단 침입을 할 수 없고 대표님이 널 위해서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도 모셔오고 검사 장비까지 갖추어 놓았잖아. 내가 그 장비들 살펴보니 한 대에 몇 억씩 하더라고. 엄청 비싼 거잖아. 대표님도 널 얼마나 마음에 두고 계신데, 너한테 아무 일 안 생기게 할 거야.”
차안심은 어린 아이를 달래 듯 했다.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잖아. 아저씨도 고비는 넘겼으니 곧 괜찮아지실 거야. 넌 그냥 가만히 출산하기까지 기다리면 돼. 아이도 건강하게 태어날 거고, 너도 무사할 거고. 내가 너희들 지켜줄게.”
그날부터 서정희는 더 이상 자포자기 하지 않았다.
또 다른 서제평이 된 듯한 서정희는 매일 화초를 가꾸고 조각을 했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바다가 차오르고 빠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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