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2장

서정희는 몸을 부르르 떨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염정훈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이야?” 염정훈은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 “어젯밤 일은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 정한이를 높은 계단에서 일부러 밀어 넘어지게 한 거야.” 순간 서정희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누가 그런 건데?” “아직 단서가 너무 없어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체형으로 봤을 때 일반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아마 살인청부업자일 가능성이 커. 그래서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려고.” 서정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베놈과 관련이 있는 거야?” “그건 아닌 것 같아. 베놈은 의학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사람을 죽이려 한다면 대부분 약물을 많이 사용해. 마치... 선희 이모처럼. 하지만 정한이에게 손을 쓴 사람은 목숨을 노리고 온 것 같아. 이렇게 작은 아이를 회전계단에서 밀었어. 다행히 정한이가 옆에 난간을 잡고 멈췄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 듣고 있던 서정희는 순간 마음속이 덜컹 내려앉아 저도 모르게 염정한의 손을 잡았다. 이 아이가 멀쩡히 그녀 앞에 서서 다시 웃을 수 있는 것에 오직 감사할 따름이었다. 서정희는 더 이상 염정훈에 대한 화를 아이에게 내지 않았고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으로 뽀얀 얼굴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우리 착한 아기, 많이 아팠어요?” 염정한은 비록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서정희가 쓰다듬어주자 기뻐서 또다시 중얼거렸다. “엄마, 엄마.” 서정희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바로 시내로 돌아가려 했으나 아이에게 있었던 일이 생각나 온종일 아이와 같이 있으며 꽃도 따주고 나비도 잡아줬다. 염정훈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린 후 물에 들어가더니 물고기를 잡았다. 서정희는 아이 앞인지라 일부러 안 좋은 기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원한으로 얼룩진 과거를 뒤로 한 두 사람은 마치 평범한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가장 순수한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 같았다. 날이 저물고 노을이 진 후에야 세 사람은 차를 몰고 그곳을 떠났다. 염정한은 지쳐서 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