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2장

차안심은 마음씨가 착한 여자이다. 비록 가정 형편이 좋지 않지만 그녀는 항상 긍정적이었다. 서정희는 그녀를 볼 때마다 옛날의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작은 태양처럼 하늘이 무너져도 그녀를 절대 쓰러뜨리지 못할 만큼 그녀는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었다. “저처럼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면 됩니다. 아가씨 기분이 좋아지면 배 속의 아이도 덩달아 기뻐할 거예요.” 그녀의 미소가 너무 따뜻해서였을까 아니면 아이라는 단어였을까 서정희 마음속 깊숙이 숨겨두었던 부드러운 면모를 끌어냈다. 서정희는 손을 배에 갖다 대고는 무의식적으로 입꼬리를 위로 끌어당겼다. 햇살이 그녀 얼굴에 비치자 엄마의 아우라를 머금은 빛에 서정희는 더없이 아름답게 보였다. “웃는 게 정말 예쁘다고 제가 말했잖아요. 아가씨, 아가씨는 제가 본 사람 중 가장 예쁘고 세련된 사람이에요. 연예계에 들어가도 엄청 잘 될 거예요.” 서정희는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예전에 그녀의 꿈은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만약 미래에... 미래, 그녀에게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그녀가 어떻게 감히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 있겠는가? 그저 이 아이만 무사히 태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하늘은 분명 지금 그녀가 갖고 있는 것까지 전부 빼앗아 갈 것이다. 득과 실을 떠올리던 서정희는 순간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을 만큼 마음이 두근거렸다. 서정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축 처진 손바닥 외에 서정희의 전반적인 외모는 흠잡을 데 없었다. 차까지 그녀를 바래다준 차안심은 환한 미소로 그녀에게 말했다. “재미있게 놀다 오세요. 쓸데없는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마시고요.” 염정훈은 직접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어 그녀를 부축해 차에 태우고 안전벨트까지 매줬다. 과거 두 사람 사이가 정말 좋았을 때 서정희가 가장 기대했던 날이 염정훈이 그녀를 위해 하루 시간을 내어 그녀가 원하는 곳으로 함께 가는 것이었다. 그러면 서정희는 캠핑할 물건을 미리 준비해 주말에 염정훈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