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0장
그녀의 경계심 가득한 얼굴을 보니 애인은커녕 염정훈은 서정희의 마음속에서 이미 원수나 다름없었다.
염정훈은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말했다.
“정희야, 걱정하지 마. 너에게 무슨 짓 안 할 테니. 방에 들어온 건 네가 좋아하는 걸그룹 미쓰에이가 콘서트를 해. 내가 표를 샀으니 내일 같이 보러 가자.”
서정희는 미심쩍은 얼굴로 염정훈을 노려봤다. 그가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희야, 별 뜻 없어. 미쓰에이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컴백하지 않았잖아. 네가 그 걸그룹 좋아했던 거 알아. 이번 콘서트가 어쩌면 마지막 공연일 수도 있어. 그래서 네가 놓치면 안 될 것 같고.”
그러고 보니 서정희도 2년 반 동안 콘서트를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이런 콘서트에 간 것도 이미 3년 전 일이다. 그날 서정희와 염정훈은 캡 모자에 커플룩을 입고 스트로베리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해 한 무리의 젊은이들과 함께 가수들의 노래를 흥겹게 따라 불렀었다.
그때의 그녀는 활발하고 사랑스러우며 딱 이 나이에 맞는 발랄함과 톡톡 튀는 패기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의 어두운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특히 초롱초롱 빛나던 눈은 진작에 생기를 잃었고 나이에 맞는 생기발랄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서정희가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염정훈은 콘서트 티켓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정희야, 지난 2년 동안 네가 잘 지내지 못했다는 거 알아. 나 미워하고 원망해도 돼. 하지만 이미 다 지난 일이야. 누구도 바꿀 수 없어. 그저 네가 하루빨리 그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
“알겠어, 갈게. 이만 나가봐, 나 졸려.”
염정훈도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고 돌아섰다.
서정희는 평평한 아랫배를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지난 2년 동안, 그녀는 너무 많은 스트레스 때문에 이미 정상적인 사람이 갖고 있어야 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부 잃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의 그녀는 온몸이 이 세상 자체를 나태하게 생각하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예전에는 혼자여서 상관없었지만 이제 그녀의 뱃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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