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2장

서정희는 본능적으로 손을 배 앞에 두고 있다가 또 염정훈에게 들킬까 봐 급히 손을 내렸다. 하지만 이 동작마저도 모두 염정훈의 눈에 띄었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서정희의 심장도 빠르게 쿵쾅쿵쾅 뛰었다. 염정훈의 손이 그녀의 등에 닿는 순간 서정희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극도의 공포감이 그의 손가락으로부터 서정희의 온몸으로 번져나갔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을 최대한 감추며 최대한 평온한 얼굴을 유지했다. “뭐 하는 거야?” “정희야, 네가 나를 많이 무서워하는 것 같아.” 순간 서정희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더니 더욱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역겨운 게 무서워하는 거로 보여? 염정훈, 너 정말 짜증 나는 거 알아? 백지연과 결혼할 거라면서 왜 자꾸 나에게 이러는데!” 염정훈은 당장이라도 서정희를 덮칠 것 같은 위압감을 풍기며 천천히 허리를 굽히더니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정희야, 너 지금 너무 긴장하고 있어.” 사실 긴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 순간 서정희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그녀는 자신이 왜 이렇게 겁을 먹고 있는지 몰랐다. 아마 지난번 잃었던 아이의 충격이 너무 커 그가 분명 좋은 의도가 없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이 아이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아이는 더 안전하리라 생각했다. 서정희는 손을 뻗어 그를 밀쳐냈다. “정훈 씨, 나는 당신과 시시덕거릴 시간이 없어. 시간도 늦었으니 먼저 쉴게.” 서정희는 평소처럼 이불을 덮고 염정훈에게 등을 돌렸다. 그녀는 가슴에 얹은 자기 손으로도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느낄 수 있었다. 무서움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던 서정희는 이 순간 자신이 온몸을 가볍게 떨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염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평소처럼 그녀의 이불을 목까지 끌어 올리고 등을 토닥거렸다. “그래, 쉬는 거 방해하지 않을게.”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침대 머리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