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7화
진아영은 서정희의 어깨를 토닥였다.
“친구야, 내가 널 잘 알지. 내가 그렇게 돈을 아껴가면서 그 나쁜 자식을 위해 집을 마련한 것과 같은 거지 뭐. 누구한테나 사랑이 전부인 시기가 있는 법이지. 지금 날 봐. 돈 벌면서 엄청 즐겁게 살고 있잖아.”
두 사람은 순수했던 과거를 뒤돌아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진아영은 입술을 핥더니 입을 열었다.
“정희야, 나 목 말라. 사과 하나 깎아줘.”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아직도 기억하는데, 내가 처음 너를 알았을 때, 너 사과 깎을 줄도 몰랐어. 기억나? 우리 선생님 뵈러 갔을 때, 너 사과 깎다가 너무 깎아버려서 씨가 보였던 거. 그런데 염정훈 그 자식을 만난 후로......”
진아영의 말이 끝나기 전에 서정희는 오른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이 맥없이 아래로 늘어졌다. 진아영은 깜짝 놀라서 말을 멈췄다.
“미안. 나 깎아주지 못해. 간호사를 부를게.”
진아영은 불쑥 서정희의 손을 잡더니 눈시울을 붉혔다.
“누가 그런 거야?”
“말하자면 너무 길어.”
“그럼 짧게 말해. 염정훈이 그런 거야? 그 자식 미친 거 아냐? 어떻게 의사가 될 사람의 손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그렇다. 서정희의 꿈이 의사라는 걸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유독 염정훈만 거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서정희는 진아영이 마음이 아픈 걸 원치 않았기에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당시 상황이 복잡했어.”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 할수록 진아영의 마음은 더 아팠다.
항상 웃는 얼굴이던 진아영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자식이 어떻게......”
진아영에게 있어서 서정희는 여신 같은 존재였다. 외모뿐만 아니라 다재다능했다.
노래, 춤, 바둑, 악기 못하는 게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늘 학교를 대표해서 피아노 대회에 참가했다.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 앞에 앉은 그녀는 긴 손가락이 피아노건반 위에서 춤을 췄고, 불빛이 머리 위를 환히 비췄다.
그때의 서정희는 빛나는 스타 같았고, 모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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