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2장

서시우의 다독임에 서정희도 긴장했던 마음이 많이 놓인 듯했다. 한참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수술실 문이 열렸고 서정희는 서둘러 그 앞으로 뛰어갔다. “원정아, 어떻게 됐어?” 정원정은 장갑과 마스크를 벗으며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수술은 성공했어요. 아저씨는 오늘 중으로 깨어날 거예요.” 어쩌면 예전에 사고가 너무 자주 난 탓이었을까 서정희는 항상 두려운 마음에 늘 걱정을 안고 있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하늘도 그렇게 무심하지 않은 것 같았다. 서제평도 그녀가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눈을 뜨고 정신을 차렸다. 그가 눈을 뜬 것을 본 서정희는 이 순간이 마치 꿈만 같았다. 그녀는 격동된 마음을 가까스로 누르며 한 마디 외쳤다. “아빠. 아빠 깼어요?” 서제평은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벌리고 모호한 목소리로 한 단어 겨우 내뱉었다. “정... 정희야.” 그때 옆에 있던 정원정이 설명을 붙였다. “아저씨 뇌 신경이 손상돼서 일시적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말이 어눌할 거예요. 꽤 오랫동안 재활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 말에 서정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아빠만 괜찮으면 뭐든 상관없어. 원정아, 고마워. 너무 수고했어.” “아니에요. 별말씀을요. 그나저나 정희 누나 손이 불편하니까 아저씨 돌보는 일은 제가 할게요.” 서정희도 정원정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자신을 돌볼 겨를조차 없었다. 서제평이 깨어나기는 했지만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오랫동안 누워있어 당장 병상에서 내려와 바로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서제평의 모습에 서정희의 기분은 이미 당장이라도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서제평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아직 말을 많이 하기에는 힘든 듯 보였다. 그는 그저 축 늘어진 서정희의 오른손만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네 손... 손이 왜...” 서정희는 재빨리 손을 뒤로 감추며 말했다. “괜찮아. 며칠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