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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장

만약 그날 밤이 추측이었다면 지금의 그는 염화진의 정체를 완벽히 파악했고 사건의 전말 또한 다 알고 있었다. 서정희는 피해자인 셈이니 진실을 알 권리가 있었다. 염정훈은 눈을 뜨지 않았다. “아직은 말 못해. 몇 년 간 진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진영이 염정훈을 한참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대표님, 이런 말 제가 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2년 간 대표님과 사모님 두 분 계속 배신하고 당하고 오해하면서 지내셨잖아요. 화진 아가씨가 밖에서 온갖 고생을 해서 대표님이 아가씨를 가슴 아파하는 마음이야 사실이지만 이 모든 게 사모님에게 상처를 주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되죠. 이건 염씨 집안이 사모님한테 빚지는 거예요.” 염정훈이 두 눈을 번뜩 뚜고눈 백미러로 진영을 바라보았다. “그럼 네 말대로면 내가 진이를 죽였어야 했나? 아무리 진이가 수백 번, 수천 번 죽는다 해도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어.” 진영이 입을 열었지만 결국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진영도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무얼 해도 늦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대표님은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피해자인 서정희가 이 모든 것을 알게 되는 날엔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아무리 염정훈이 서정희를 사랑하더라도 이런 방법은 옳지 않았다. 서정희를 더욱 깊은 곳으로 밀어넣을 뿐이다. “대표님, 이번 일 잘 처리하셔야 해요.” 진영도 그 말을 끝으로 입을 열지 않았다. 이건 염정훈한테 주는 유일한 충고였다.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염정훈은 더 답답해졌다. “너랑 나랑 입을 열지 않는 한 정희도 당분간은 모를거야.” 시간은 많으니 서정희에게 빚진 건 앞으로 천천히 다독이며 갚아나갈 것이다. “베놈 쪽은 더 빨리 알아봐야 할거야. 진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야 해. 참, 백선 아저씨 쪽은 아직이야?” “네, 아직이요.” 염정훈은 골치가 아파졌다. 장미 부인은 대체 뮤슨 거래를 하려는거야? 염정훈은 무슨 큰 일이 생길 것만 같아 마음이 불안해졌다. “정희 잘 지켜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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