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3장

서시우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신장 찾는 건 다 어렵지 않아요. 그저 정상적인 신장을 찾는게 어려울 뿐이죠.” 서정희는 바로 깨달았다. 천녕과 베놈이 의견 충돌이 생긴 이유는 협력 개념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암시장에서 더러운 수법으로 사람 장기를 가지고 불법 거래를 하지 않는 한 자발적으로 신장을 기증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였다. 고결한 서시우가 그런 신장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대표님, 여길 떠나기 전에 저랑 적합성 검사 해주시겠어요?” “정희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서정희가 가볍게 웃었다. “대표님 말씀대로 대표님이랑 특별한 인연인 것 같은데, 또 모르죠. 거부 반응이 없을 수도 있고. 만약 가능하다면 저랑 거래하실래요?” 서시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정희 씨, 대체 뭐가 하고 싶은지, 말만 해주세요. 도울 수 있는 일이면 꼭 도울게요.” “신장 적합성 검사 결과가 좋으면 그때 다시 얘기해요. 괜찮아요. 사람은 원래 두 개의 신장을 갖고 있으니까 하나가 없더라도 생활에는 지장 없잖아요?” 게다가 이미 불치병에 걸린 지 오래되어 죽기 전에 좋은 일 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세상에 어디 노력없이 얻을 수 있는 좋은 일이 있을까. 서시우는 눈 앞의 정희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21살 밖에 되지 않는 소녀같은 서정희가 애어른처럼 보여 안타까웠다. 한순간 서정희같은 친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되면 그녀를 잘 돌보고 보호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서 대표님, 그렇게 할거죠?” 서정희가 거듭 부탁했다. 서시우도 그런 그녀를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마음대로 하세요.” 어쨌든 지난 몇 년간 수없이 많은 기증자와 검사를 했지만 단 한번도 맞은 적이 없었는데 서정희라고 될 수 있을까. 서시우는 기대하지 않았다. 눈 앞의 서정희가 거듭 부탁을 하니 들어준 거였다. 어차피 결과가 나오면 정희의 그 불씨도 꺼질테니까. 서시우는 서정희를 데리고 고성을 떠났다. 염정훈이 염화진과 어떤 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