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2장
염정훈의 담담한 표정은 서정희의 말을 묵인한 셈이다. 그는 서정희와 이 일에 대해 깊이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정희야, 나 나름대로 계획이 있어.”
염정훈은 할 말이 많지만 할 수 없었다.
순간 서정희는 씁쓸한 웃음일 지으며 말했다.
“백지연이 우리 아이를 해친 후 나는 2년 넘게 우울해 있었어. 그리고 지금은 이런 짓까지 하고 있고. 왜 백지연에게 이렇게 관대한 거야? 나 정말 궁금해서 그래.”
만약 염정훈이 진짜로 백지연을 사랑한다면 왜 전혀 아쉬울 게 없는 사람이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서정희의 환심을 사려는 걸까?
“어떤 일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때가 되면 너에게 다 말할게. 지금은 그럴 타이밍이 아니야.”
타이밍, 타이밍! 서정희는 그 타이밍이 도대체 언제 오는지 알고 싶었다.
그녀는 단지 자신이 이 사건에 휘말려 집안이 풍비박산 난 것만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밥상 차릴 테니까 그때까지 올라가 잠깐 쉬어.”
염정훈은 일부러 화제를 돌리며 서둘러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뚝배기 뚜껑을 열자 구수한 삼계탕 냄새가 주방을 가득 메웠고 그는 나무 숟가락으로 국을 천천히 휘저었다.
그때 갑자기 염정훈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그는 이내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진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염 대표님, 제가 확인해 보니 사모님이 확실히 서시우 대표를 구한 것은 맞지만 응급실에 데려다주고 비용만 낸 후 서둘러 병원을 떠났어요. 서시우 대표와 다른 연락은 없었습니다.”
염정훈은 어두운 눈빛과 침울한 말투로 물었다.
“서시우 대표는 무슨 일로 온 거야?”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공적인 일로 온 건 아닌 것 같아요. 아마 개인적인 일인 것 같아요. 제가 서시우 대표의 건강검진 보고서를 찾아봤는데...”
“무슨 병인데?”
진영은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었다.
“신부전증이에요.”
“알겠어. 잘 지켜보고 있어.”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염정훈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어 현관 쪽을 바라보더니 서정희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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