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5장

서정희는 백선을 바로 응급실로 옮겼다. “선생님, 어떻게 됐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아마 과로 때문에 잠깐 기절한 것 같아요. 좀 이따 검사 몇 개만 더하고 결과 알려드릴게요.” 서정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의 옆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백선이 깨어난 뒤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 그에게 건넸다. “아저씨, 안색이 안 좋아 보이니 푹 쉬시라고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잖아요. 아저씨에게 지금 제일 필요한 게 휴식이에요.” 백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나 건강해.” “아무리 건강해도 연속 밤을 지새우는 건 몸이 견디지 못할 거예요. 계속 이렇게 하다가는 엄마보다 아저씨가 먼저 쓰러지겠어요. 제가 지연이에게 아저씨 돌보러 오라고 전화할게요.” 그 말에 백선은 얼른 서정희의 손을 잡으며 머뭇거리는 모습으로 말했다. “아니, 정희야. 부탁이야, 지연이에게 전화하지 마. 지연이가 오면 나야말로 더 빨리 죽을지 몰라. 아이고, 사실 말하면 우리 지연이만 창피한 일인데 사실 선희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너와 헤어지는 바람에 모든 모성애를 지연이에게 주었어. 선희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런지 애가 그걸 믿고 아예 무법천지가 됐어. 사실 내가 몇 번이고 나서서 애 좀 혼내려고 했어. 그런데 그때마다 선희가 계속 아이를 두둔하고 감싸줘서 지금 이렇게까지 된 것 같아.” 사실 서정희도 피해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백선 옆에서 그를 위로하고 있었다. “아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다 잘 될 거예요.” “그래, 정희는 정말 착한 아이야.” 서정희를 바라보는 백선의 눈빛은 그윽하기 그지없었다. 서정희가 진짜 그의 친딸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른 사람이 엄마 옆에 있는 게 마음이 안 놓이면 오늘 밤은 제가 남아서 엄마를 돌볼게요. 비록 저와 한 핏줄은 아니지만 제가 오랫동안 엄마라고 부른 사람이니까요.” “네가 마음에 우러러 선희를 돌봐주겠다고 하는 게 너무 고맙네. 너의 이런 지극한 효성 어린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