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장
서정희는 과거 염정훈에게 사랑받던 시절을 꿈꿨다.
서정희가 별생각 없이 꺼낸 장미꽃이 예쁘다는 말에 그는 특별히 그녀에게 장미 농원을 만들어 주었다.
그 안에는 모양과 색깔이 다른 수십 종류의 장미꽃이 있었으며 원예사들까지 불러 농원을 잘 관리하도록 했다.
장미 농원을 제대로 가꾸는 데까지 거의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었다.
그날은 바로 그녀의 생일이었다. 하지만 염정훈은 고객사와 석식이 있다며 그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수 없다고 했고 잔뜩 찌푸린 얼굴로 전화를 받은 서정희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를 굳이 탓하지 않았다.
염씨 가문의 권력은 전부 그의 손아귀에 있고 염진 그룹 산하에 크고 작은 산업이 워낙 많다 보니 염정훈이 바쁜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염정훈이 자신의 생일을 잊어버리기는 했지만 어차피 매년 있는 생일이었고 한창 젊은 나이였기에 그녀는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그날 점심, 서정희는 자신을 위해 작은 케이크를 구웠지만 기분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케이크 시트를 굽는 데 계속 실패했다.
그녀는 잘 구워지든 안 구워지든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 케이크 시트를 꺼내 아무렇게나 크림을 발랐다.
그녀는 앵두 같은 입을 삐죽 내밀며 염정훈이 저녁에 돌아오면 꼭 맛보게 해주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 서정희는 처음으로 하루가 이렇게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녁이 다 되어도 염정훈은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얼마 후 진상정이 집에 들어오더니 그녀보고 어디론가 갈 곳이 있다며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진상정은 서정희의 눈을 가린 채 낯선 곳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속으로 이 남자가 대체 무슨 꿍꿍이로 이러는지 계속 의아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대를 벗기도 전에 향기로운 냄새가 그녀의 코끝을 스쳤고 치자나무의 담백한 냄새와 달리 깊은 향기가 그녀의 코안에 들어왔다.
누군가가 그녀의 안대를 벗기자 그녀는 바로 앞에 정장 차림의 남자가 입가에 담담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을 보고는 주먹을 쥐고 그의 가슴을 한 번 ‘퍽’ 쳤다.
“저녁에 늦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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