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2장
염정훈은 꽤 오래 잠 들어 있었고 날이 저물고 나서야 서서히 깨어났다.
그는 눈을 뜨자마자 바로 먼저 곁을 바라보았지만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불도 젖혀 자신의 옷매무시를 확인했지만 단정한 차림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 왠지 모를 실망감이 들었다. 어쩌면 서정희가 너무 그리워, 그래서 그녀를 잃을까 봐 두려운 마음에 그런 꿈을 꾼 거라고 생각했다.
만약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짓을 했다면 서정희는 분명 자신을 더 싫어할 것이다.
흐리멍덩한 정신상태에 그는 손을 올려 머리를 짚었고 깊은 수면 덕에 그동안의 피로가 마침내 말끔히 가시는 듯했다. 열도 많이 내렸고 정신도 한결 맑아진 것 같았다.
샤워하고 나니 온몸이 한결 가뿐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거실을 천천히 걸어 나가자 장미란이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내려오는 염정훈을 보자마자 바로 온화한 표정을 내비치며 말했다.
“도련님, 드디어 일어나셨네요. 오랫동안 쉬셔서 많이 배고프시겠어요. 제가 알아서 상 다 차렸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과 사모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요리로 준비 중입니다.”
염정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구요?”
“사모님이요. 아, 사모님이 오셨을 때 도련님 열이 계속 안 내리셔서 오신 거 모르고 계셨나 보네요.”
염정훈의 생기가 없었던 눈이 갑자기 반짝였다.
“아직도 집에 있어요?”
“네, 사모님도 많이 피곤하신 것 같았어요. 어제 도련님과 하실 말씀이 있다고 오셨는데 계속 몸이 불덩이인 것을 보고는 게스트 룸에 쉬러 가셨어요. 도련님 방해하지 않겠다고요.”
말을 하던 장미란이 갑자기 그의 손을 잡더니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아직 사모님 못 잊고 계신다는 거 알아요. 이번 기회를 잘 잡으셔서 사모님 마음을 돌리세요. 온종일 쉬셨으니 올라가서 사모님 불러 같이 식사하자고 얘기도 해보시고요.”
“네.”
밖은 이미 비가 그친 상태였고 바람도 더 이상 심하게 불지 않았다. 마치 잠깐 휴전하고 있는 염정훈과 서정희의 관계처럼...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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