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6장
학교 때 장거리 달리기 우승 선수의 속도는 군인 오빠 앞에서는 재롱부리는 수준이었다.
50 미터도 안 되어 서정희는 잡혀서 사장에 얼굴이 묻혔다.
“거칠게 대하지 마.”
백선이 급히 말했다.
“그분은 손님이야.”
백선은 얼굴에 묻은 모래를 닦으라고 서정희에게 손수건을 건네면서 사과했다.
“정희야, 미안해.”
서정희는 그렇게 강제로 헬기에 올라탔다.
백선은 자신을 원수 대하듯 노려보는 서정희의 시선과 마주치자 애써 웃음을 지었다.
“정희야, 넌 선희의 유일한 핏줄이야. 난 진심으로 널 잘 돌보고 싶어. 오늘 이 지경까지 온 건 내가 바란던 바가 아니야. 네가 이해해줬으면 좋겠구나.”
“이해할 수 없어요. 이해하고 싶지도 않고요.”
서정희는 바깥 풍경을 내다보았다. 아름다운 섬은 그녀의 시선에서 점점 멀어졌다. 섬에서 지냈던 나날이 꿈만 같았다.
자신을 보호하겠다던 사람은 끝끝내 자신을 버렸다.
“골수 기증이 너에게 큰 영향이 없는데 왜 네가 안 하려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돼. 네 친 엄마잖아.”
“제가 아니니 제가 받았던 고통을 이해하실 수 없겠죠.”
우스운 건 예전에 그걸 고통이라고 여기지도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변선희를 위해 스스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날 백지연을 살리고, 나를 죽게 해달라고 하던 순간, 우리 두 사람의 모녀 관계는 이미 끊어졌어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저 목숨을 돌려줬다고.”
백선은 애써 설득하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서정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가 완전히 넘어가자 세상에 바다와 하늘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았다.
하늘에는 빛줄기가 없었고, 바다는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흑암 중에는 마치 괴물이 숨어있어 곧 자신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A시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불안은 더해졌다.
A시 부근의 날씨는 안 좋았다. 섬과 완전히 딴판이었다.
촘촘한 빗줄기가 창에 떨어졌다. 또 비가 오는 구나.
봄 절기에 뇌우가 많다지만 그녀는 비가 너무 싫었다.
서정희를 찾았기에 백선은 그나마 시름을 놓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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