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7장

부드러운 바닷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따뜻한 노을 때문이지, 그것도 아니면 추운 겨울에 오래동안 홀로 남겨져 [1]다른 사람의 작은 선의에도 방어를 제거하게 되는 외로움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염정훈을 따라 섬으로 향했고 모찌도 황급히 그녀를 쫓아갔다. 경치가 아름다운 섬이었다. 크지는 않지만 모든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많은 꽃들이 심어져 있어 일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다. 그녀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의 양쪽에는 벚꽃이 가득 심어져 있다. 전문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유롭게 피고 떨어지도록 놔둬서 도로에는 벚꽃으로 만들어진 두꺼운 담요[2]가 깔려 있다. 바람이 불면 꽃잎이 공중에 흩날리곤 했다. 모찌는 여기가 맘에 들어 꽃밭에서 뒹굴며 시간을 보냈다. 바로 옆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데, 바닷물은 매우 맑아 약간의 이물질도 보이지 않았고 모래사장의 모래조차도[3] 깨끗한 유백색이었다. 바다는 매우 잔잔했고 부드러운 해빛에 반짝거렸다. 경치는 말할[4]것도 없이 아름다웠다! 이곳은 마치 천국과 같아 5분만 머물어도 모든 불쾌를 잊을 수 있다. 염정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섬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벚꽃 숲을 떠나자 은행나무 숲이 보였다. 길 양쪽에는 수백 년 된 은행나무들이 심어져 있었고 가지에는 새싹이 돋아났다. 가을이 되면 어떤 아름다운 경치일지 상상이 간다. 앞으로 나아가면 매화꽃이 보였고 주변에는 과수원과 조류, 그리고 비옥한 땅도 있었다. 이곳은 그야말로 서정희가 전에 그에게 말했던 꿈꿔온 스위트 홈이었다. 소란스럽지 않고 잠시 모든 번뇌를 잊게 하는 작은 섬. 저택은 대도시의 별장과 달리 대나무와 나무로 지어져 원시적인 스타일을 가졌지만 내부 설비는 현대적이었다. 이곳은 결코 하루 이틀 만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서정희는 다소 감동을 느꼈다. 그러나 [5]그가 약혼식을 치른 사쿠라지마 섬이 생각나자[6] 서정희는 곧 정신을 차렸고 웃음기도 사라졌다. "왜, 마음에 안 들어?" 염정훈은 그녀의 취향이 신경 쓰이는 듯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