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장
그녀와 염정훈은 현실을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염정훈은 서정희를 완전히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서정희도 자신만의 결정을 내렸다. 서정희는 진영을 향해 다정하게 웃었다.
“미안하지만 대표님에게 생각이 바뀌었다고 전해줘요.”
진영은 이 두 사람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염정훈이 죽어도 이혼하겠다고 하더니 그다음에는 서정희가 그랬고, 이제는 염정훈이 동의하니 서정희가 또 마음을 바꾸었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
법원이 자기들 집 안방인가?
진상정이었으면 진작에 투덜댔겠지만 진영은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은 채 굳은 얼굴로 공적인 일을 처리하는 태도였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이건 제 능력 밖의 일로 제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부디 저와 함께 가 주시길 바랍니다.”
“난처하게 만들지 않을게요. 같이 가요.”
서정희는 이렇게 될 줄 진작에 알고 있어 목도리로 단단하게 감싼 뒤에야 진영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그동안은 두 사람이 이혼만 하려 하면 예기치 못한 일이 터졌었는데 이번에는 놀라울 정도로 순조로웠다. 심지어는 며칠 내내 내리던 폭설도 멈춘 햇살 따뜻한 날이었다.
눈이 내린 뒤의 개인 날은 늘 그렇듯 기온이 낮았지만 밝은 햇살에 나무가짓에 쌓인 눈이 녹아 가지를 타고 똑똑 떨어졌다.
서정희가 도착했을 때 염정훈은 이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 안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오직 염정훈만이 다리를 꼰 채 앉아있었다. 눈을 반쯤 감고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는 그는 몹시 피곤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옅은 술 냄새마저 풍겼다.
염정훈은 술을 즐겨 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밤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이 없었다.
염정훈은 몹시 피곤했지만 조금도 졸리지 않았다.
갑자기 작은 두 손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의 관자놀이에 닿았다. 익숙한 손길에 익숙한 핸드크림 냄새가 느껴졌다.
눈을 뜬 염정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왔어?”
“응.”
두 사람의 대화는 거기서 끝이었다.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염정훈이 피곤해할 때면 서정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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