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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장

서정희는 급히 고개를 들더니 정원정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정말? 정말 레오를 찾을 수 있어?” 그녀는 정원정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레오는 염정훈도 찾지 못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정원정의 표정을 보니 결코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마음속에 꺼졌던 희망의 불씨가 갑자기 되살아났다. “전에 지인에게 부탁해서 알아봤는데, 레오가 외국에서 원한을 사서 쫓기는 바람에 숨었다고 하더라고요. 일반인들은 찾기 어렵고, 제가 마침 인맥이 닿아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에 염정훈이 했던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럼 아빠의 수술은......” “누나가 국내에 있으면 위험할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누나를 한 번 죽일 수 있으면, 두 번도 가능해요. 게다가 아저씨도 덩달아 위험해질 수 있고요. 그러니까 아저씨랑 누나가 함께 해외로 나가면 위험도 피할 수 있고, 아저씨도 치료 받을 수 있어요.” 서정희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니,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에게 염정훈은 여태껏 넘지 못할 큰 산이었다. 저도 모르는 사이 수많은 쇠사슬들이 그녀의 마음을 묶어놓아, 그녀를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했다. “누나, 저 해외에 의학 전공했던 친구들이 많아요. 다들 자신의 분야에서는 유명한 전문의라 누나의 병을 완치할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생존율은 국내보다 훨씬 높을 거예요.” 정원정은 입술을 깨물더니 말을 이었다. “누나가 전 남편은 이미 내려놓은 것 같은데, 이곳에 더 이상 미련 남을 거 없잖아요. 해외로 나가서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서정희는 마치 우물 안의 개구리 같았다. 그녀는 못 믿겠다는 어투로 되물었다.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정원정은 마치 우물 위에 앉은 새처럼 끊임없이 그녀에게 우물 밖의 세상을 말해주었다. “물론이죠! 누나가 누구에요?” 정원정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말했다. “서정희, 천재 의학 소녀! 전에는 그 남자 때문에 누나의 모든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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