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장
이모님의 병실에서 나올 때 염정훈은 온몸이 차가웠다.
그후 둘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의 머리속엔 오로지 그 말만 맴돌았다.
서정희가 아니라 자신이 죽었어야 했다.
염정훈은 문뜩 오래 전에 서정희한테 같은 말을 했던 게 기억났다.
염화진이 아니라 그녀가 죽었어야 했다는 말.
이렇게 큰 상처를 주는 말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서정희는 어떻게 버텨냈을까?
긴 복도끝에 어느 여인이 눈물 고인 채 수술실 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마치 임신한 서정희가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대표님, 뭘 그렇게 쳐다보세요?"
진영이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더니 복도끝에 있는 낯선 사람밖에 안 보였다.
염정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병원에 있는 그녀 관한 CCTV를 전부 가져와."
"네, 알겠습니다."
차에 올라탈 때 염정훈은 몸이 비틀거려 넘어질 뻔했다.
진실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상황을 봐도 서제평이 염화진을 죽인 범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그가 정말 범인이었으면 이렇게 애를 써서 진실을 숨길 필요는 없었다.
조사를 하면 할수록 일은 더 복잡해졌고 연루된 사람과 사건도 많아졌다.
며칠 동안 쉬지 못해 육체는 지쳐 있었지만 그는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 좌석에 기대앉아 머리속은 오직 한 생각 뿐이었다.
서제평이 범인이 아니라면 그가 서정희를 2년이나 괴롭힌 건 뭐가 되지?
이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서정희는 그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인데 그는 그동안 날카로운 칼로 그녀한테 치명적인 상처를 줬다.
그녀는 상처투성이가 된 채 진흙탕속에서 바둥거렸다.
염정훈은 두 손으로 머리를 세게 움켜쥐었다.
도대체 그녀한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사모님은 무사하실 거예요."
"맞아요. 상대방이 서제평씨를 강제로 데려가기만 하고 헤치지 않은 것을 보아, 분명히 서제평씨를 이용해 아가씨를 나타나게 하려는 속셈이잖아요. 즉 아가씨가 아직 살아있다는 거죠."
둘은 염정훈이 서정희를 걱정해서 이러는 거라고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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