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장
차가운 공기가 트렁크 안의 각종 곰팡이 냄새를 몰아내자 서정희 머리도 그나마 맑아지는 것 같았다.
서정희는 일부러 긴장한 척하며 외쳤다.
“당신 누구야? 당장 풀지 못해!”
긴장한 건 사실이지만 그녀는 계속 스스로 냉정해야 한다고 주문을 걸고 있었다. 이럴수록 차분해야만 이 사람의 허점을 빨리 찾을 수 있다.
그때 귀에 익은 오인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정희 씨, 계속 강선화 죽음에 대해 단서를 찾고 있었죠? 내가 직접 알려드릴까요?”
서정희는 갑자기 목에 줄이 하나 더 닿은 것을 느꼈다. 오인범의 목소리는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신사 같은 음성이 아니라 독사처럼 그녀의 귓가에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강선화요? 이렇게 목이 졸려 죽었어요. 그렇죠, 강선화도 죽기 전에 서정희 씨와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발버둥 쳤거든요. 정말 필사적으로 구조 요청했지만 온전한 말 한마디 못하고 절망적이고 두려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천천히 숨이 멎었어요.”
어둠 속에 있는 서정희는 주위 환경에 대해 극도로 예민해졌고 오인범의 목소리는 그녀에게 무한한 상상을 하게 했다.
그녀는 강선화가 죽기 직전의 절망과 자신의 생명력이 조금씩 줄어드는 속절없음을 그대로 느끼는 듯했다.
“강선화를 죽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야!”
서정희가 지금까지 해온 일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아빠가 얼마나 좋은 분인데 어떻게 그런 제정신이 아닌 일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녀 배 속에 있는 아이는 확실히 당신 아버지의 아이예요.”
“짐승보다 못한 놈! 우리 서씨 가문이 도대체 당신들과 무슨 원한이 있어서 임산부조차 가만두지 않는 거야!”
서정희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만약 그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녀에게 귀여운 남동생 혹은 여동생이 하나 더 생겼을 것이다.
변선희가 떠난 후 몇 년, 서정희는 마음속으로 서제평이 다시 진정한 사랑을 찾길 바랐다.
그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강선화는 염정훈의 친동생이야, 그 사람도 진실을 알게 되면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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