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7장

서정희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껴 급하게 기획안을 손에 쥐었다. "급한거 알아, 하지만 지금 이럴 시간이 아니야. 부서 동료들이 네 의견을 기다리고 있어." 염정훈은 그녀가 당황해 하는 것을 보고 그녀가 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긴 숨을 내쉬며 서정희를 놓았고 서정희는 벌떡 일어나 숨을 죽이며 옆에 섰다. "여기, 기획안." 염정훈은 빠르게 스캔하고 다시 서정희를 쳐다보았다. "그룹에서 한 달 더 머물려고?" "응." 서정희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쓸모 없는 사람은 필요 없으니 이 프로젝트는 너한테 맡길게." 이말을 들은 서정희는 몸이 굳었다. "날 표적으로 삼으려고?" "넌 이미 표적인데 내가 뭘 해도 달라질게 없잖아?" 그녀는 그의 속마음을 전혀 알 수 없어 기획안을 다시 손에 쥐었다. "그럼 이 기획안은..." "너가 해. 실망 시키지 마." 분명 그녀는 진취심이 없는데 염정훈의 강요에 분발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어." 염정훈은 시선을 돌렸다. "하기 싫으면 나가." 서정희는 이말을 기다린 듯 바로 나갔다. 또 한 번 모면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어두운 표정으로 앞에 서있는 백지연과 마주쳤다. 백지연은 이 엘리베이터가 맨 위층에서 내려온 걸 똑똑히 보았다. 서정희가 염정훈과 같이 있었던게 뻔하다. 백지연은 다짜고짜 손을 들어 서정희의 뺨을 때렸다. 서정희는 피하지 못하고 뺨을 맞았다. 이 층에는 두 개의 부서가 있어 직원이 매우 많았다. 백지연도 이를 고려해 많은 말은 하지 않고 서정희를 사납게 쳐다보았다. "두고 봐."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았고 소문은 곧 널리 퍼졌다. 서정희가 기획안을 들고 돌아왔을 때 회사와 부서의 단체 방에 새로운 소식이 떴다. 증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할시 엄중히 처벌한다는 공지였다. 사진에 관한 문제도 이렇게 해결되었다. 서정희가 C팀에 돌아오자 동료들이 그녀를 구경거리로 여기며 탐구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미림이 빠른 걸음으로 그녀를 맞이했다. "정희씨, 대표님이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