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장
가뜩이나 넓은 엘리베이터에 두 명밖에 없어 사방의 거울에 비친 염정훈의 차가운 얼굴이 더욱 선명히 보였다. 서정희는 좁은 구석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염정훈의 기세에 눌려 있었다.
“정훈 씨, 제발 자중해. 정훈 씨는 지금 백지연과의 약혼을 앞두고 있어.”
서정희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을 내세워 방패막이로 삼았다. 그녀도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염정훈은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말했잖아. 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라고.”
서정희가 그의 말에 대꾸하기도 전에 엘리베이터는 빠른 속도로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다. 염정훈은 그녀의 손을 이끌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낯익은 세팅에 서정희의 얼굴빛이 살짝 변했다.
“나 여기에 왜 데려왔어? 설마 나더러 당신과 백지연의 약혼식을 라이브로 보라는 거야? 염정한! 당신 너무한 거 아니야?”
띡.
염정훈이 그녀의 손을 눌러 지문인식을 찍자마자 방문이 열렸다.
서정희는 순간 멈칫했다. 아직도 지문을 안 지우고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안에 들어서니 조금 전 언급했던 백지연은 없었다. 그녀가 멈칫하는 사이 염정훈은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소파로 밀쳤다.
푹신하고 큰 패딩 소파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자신이 꽤 괜찮은 소파를 선택했다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염정훈의 큰 몸이 서정희의 몸 위로 올라탔다.
순간 수치스러운 기억들이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그 속에는 두 사람이 사랑했던 모습이 더 많이 담겨 있었으며 특히 이 소파에는 두 사람의 옛 추억이 너무 많이 깃들어 있다.
불을 켜지 않아 방안이 어두워 서정희는 그저 몇 가닥의 새어 나오는 빛으로 염정훈이 코트를 벗은 대체적인 윤곽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서정희의 몸 위에 있는 염정훈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나는 백지연을 여기에 데리고 온 적이 한 번도 없어.”
설마 지금 해명하고 있는 건가?
그는 서정희의 생각을 짐작이라도 한 듯한 마디 더 보탰다.
“조금 전에는 그저 친구 만나는 데까지 데려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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