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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장

오늘 이미림은 외계인을 만난 기분이었다. 누군가가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게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 “어떻게 대표님 이름을 그렇게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어요?” “그 사람이 부처님이에요? 입에 올리지 못할 이유가 뭐죠?” 이름을 부를 뿐만 아니라, 나 그 사람을 때리기도 하는데! 게다가 이혼 전에 염정훈이 준 염진 그룹 주식이 있어서, 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아무 일도 하지 않더라도 꼬박꼬박 연말배당이 들어올 것이다. 그런 그녀가 느끼하기 짝이 없는 김 사장이랑 하룻밤 보내라고? 얼토당토아니한 말! “정희 씨가 아직 젊어서 현실이 얼마나 잔혹한지 몰라서 그래요. 내 나이가 되면 자신이 얼마나 힘없는지 알게 될 거예요. 어제 내가 정희 씨를 막대했다고 지금 화가 풀리지 않은 거라면 내가 사과할게요. 내 위치에 있으면 나도 어찌할 방법이 없을 때가 많아요.” 강요하다가 안 되니 이제는 동정을 사려고 하다니, 과연 세일즈의 다채로운 입이로군. “정희 씨, 남자친구가 마음에 걸려서 그래요? 사실 이런 건 정상적인 수요 공급 관계에요. 정희 씨 남자친구도 밖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몰라요. 남자들이 사회생활에서 연기가 필요하다면 여자들도 만찬가지에요. 플라톤의 사랑은 책에만 있는 거지, 모든 사람의 혼인과 사랑에는 다 말하지 못할 고민거리가 있는 거예요. 너무 사랑에 매달리지 말아요. 돈이 가장 중요해요.” 이미림은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정희 씨, 내가 그래도 정희 씨보다는 나이를 좀 더 먹었으니, 정희 씨를 함정에 빠뜨리지 않을 거예요. 우리 여자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사는 게 가장 좋아요. 남자들을 믿고 살면 나중에 후회해요.” “팀장님 말이 맞아요.” 서정희의 두 눈은 맑고도 깨끗했다. 이미림은 기대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자 서정희가 이미림의 어깨를 토닥거리면서 말했다. “저도 노력할 거니까 팀장님도 혼인과 사랑에 목매지 말고 날로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길 바랄게요. 그럼 오늘밤 고생해요. 김 사장의 느끼한 그 뚱뚱한 배는 좀 봐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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