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장

김 사장은 자신의 접시에 놓인 산더미 같은 족발을 보다가, 다시 서정희의 진지하고 순진한 얼굴을 쳐다봤다. 그는 서정희가 진짜 몰라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런데 서정희의 눈은 너무 맑아서 일부러 연기하는 티가 전혀 나지 않았다. 게다가 서정희의 나이를 보면 술자리 예의를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림은 서정희의 행위에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김 사장이 다시는 자신을 상대하지 않을까 봐 겁이 났다. 하지만 미인에 대한 남자들의 마음은 늘 하해와 같이 드넓었다. 이미림은 조심스레 김 사장의 표정을 살폈다. 김 사장이 화난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웃음을 띠면서 말했다. “젊으니까 활기가 있어서 좋네요,” 이미림은 곁눈으로 서정희를 봤다. 서정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이 바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김 사장님이 좋게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죠.” “좋죠. 미인이 집어주는 음식 저 좋아합니다.” 김 사장은 웃으면서 젓가락을 들어 회를 집으려 했다. 그런데 이때 서정희는 뭘 봤는지 갑자기 테이블을 돌렸다. 그리고는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집어 접시에 놓았다. 이미림: “......” 오늘 저 인간을 왜 데리고 왔지? 이미림은 후회막급이었다. “김 사장님, 어려서 뭘 몰라요. 양해 부탁 드려요.” 오늘 양해라는 말을 몇 번 했는지도 까먹었다. 다행인 건 서정희의 미모가 그 모든 무례함들을 웃음으로 넘기기에 충분했다는 점이었다. “괜찮아요. 정희 씨 같이 천진난만한 사람을 좋아해요. 재밌잖아요.” 이미림은 이 기회를 빌려 서정희를 보면서 말했다. “정희 씨, 우리 벌주 3잔 해야지?” 서정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마셔요.” 서정희가 시원하게 답하자 이미림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너무 막 나가는 친구는 아니네. 서정희는 일어나 이미림에서 술을 부었다. 그리고는 그 옆에 서 있었다. 이미림이 헛기침을 하더니 물었다. “정희 씨 건? 정희 씨 잔에도 부어요.” “저요?” 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