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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장

서정희는 마음을 추스르고 문을 열었다. 얼굴에는 아무런 고민 흔적이 없었다. “준비 다 됐어요.” 이미림은 서정희의 창백한 얼굴 상태가 마음에 안 들었다. “화장을 어떻게 고친 거예요? 내 립스틱을 발라요. 남자들에게 잘 먹히는 올해 유행하는 컬러에요.” 화사한 립스틱이 서정희의 입술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안색이 많이 좋아 보였다. 다음으로 이미림은 그녀에게 향수를 뿌렸다. 매혹적인 향이었다. 서정희가 거절하기도 전에 이미 온 몸이 그 향에 젖어버렸다. “우리 이만 들어가요. 김 사장님을 기다리게 하면 안돼요.” 이미림은 재삼 확인했다. “술자리 예의는 다 알죠?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되죠?” “네, 알아요.” “그럼 됐어요.” 두 사람이 룸에 들어서자 김 사장님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서정희의 사진을 미리 보낸 효과였다. 예전 같았으면 약속시간보다 반시간은 늦게 도착했을 것이다. 게다가 오늘은 만면에 웃음을 싣고 문이 열리자마자 일어서서 두 사람을 맞이했다. “김 사장님, 너무 죄송해요. 저희가 밥 사드린다 해놓고 더 늦게 도착했네요. 조금 있다가 벌주 3잔 마실게요.” “두 여사님을 기다릴 수 있다니 저야 영광이죠. 미림 씨, 처음 보는 얼굴인데, 소개 안 해요?” 이미림은 얼른 웃음을 지으면서 소개했다. “김 사장님, 울 팀에 새로 들어온 신입이에요. 정희 씨, 얼른 김 사장님께 인사 드려요.” 김 사장은 40세 되는 중년 남성이었다. 그는 중년 남성이 갖고 있는 느끼함과 툭 튀어나온 배를 다 갖췄다. 김 사장은 실눈을 뜨고 서정희를 아래위로 훑었다. 그러더니 만족스러운 웃음 지었다. 사진에 예쁘게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실물이 더 예쁠 줄은 몰랐다. “김 사장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정희는 아무런 감정을 싣지 않은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김 사장이 그녀를 자신 곁으로 끌어오려고 손을 내밀었다. “이 팀장과는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에요. 여기 와서 앉아요.” 그녀는 김 사장의 손이 닿기도 전에 그와 일부러 멀리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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