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장

서정희는 고민도 안한 채 물었다. “오늘 안 돌아올거야?” 염정훈은 그 진지한 얼굴에서 기쁨이 보였다. 외박으로 협박을 했더니 오히려 신났구만? 서정희는 확실히 기쁨했다. 지난 며칠 밤 염정훈과 같은 침대에서 자면서 몇 번 위험했기 때문이다. 염정훈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든, 어쨌든 현재 그녀는 염정훈과 거리를 유지하길 바랬다. 염정훈은 그녀의 턱을 잡고 엄지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문질렀다. “내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해?” 서정희는 과거의 치근거리는 자신을 떠올리며 진지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넌 지금 백지연의 약혼자잖아. 약혼식이 코 앞이니 나 때문에 둘 사이에 문제 생기지 않았으면 해. 게다가 우리 둘이 무슨 소문이라도 생기면 염진그룹의 주식에도 영향을 미칠거야.” 이렇게 말한 후 서정희는 그의 손을 토닥이며 안심시켰다. “걱정 마, 다시는 예전 처럼 널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 거야. 부담없는 밤을 보내.” 서정희는 이렇게 진지하게 약속하면 염정훈이 대견하다고 느껴 더는 자신을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염정훈의 비위에 맞춘 말이 그를 즐겁게 할거라고 믿었지만 염정훈은 오히려 안색이 어두워져 더 큰 힘으로 그녀의 턱을 잡았다. 이 정도로는 부족한가? 서정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했다. 염정훈은 그녀의 눈에서 조금의 아쉬움도, 서운함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는 손을 떼고 서정희의 귓가에 차가운 한 마디를 남겼다. “너가 원한다면! 오늘 밤은 백씨네 집에서 잘게.” “그래, 그럼 나는 저녁 먹으러 갈게.” 그가 서정희의 표정에서 슬픔을 살피기도 전에 서정희는 손이 턱에서 떼어진 순간 차 문을 열고 재빨리 내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뒷모습은 슬픔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 둘이 이혼한 지 석 달도 안 됐는데 서정희가 벌써 그를 내려놓았단 말인가? 진상정은 백미러에 비춰진 염정훈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지금 떠나면 됩니까?” 염정훈은 깊게 숨을 쉬었다. “서정희 오늘 누굴 만나고 뭐 하고 지냈어?” “특별한건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