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장
서정희는 지한을 따라 뒷문으로 빠져나갔고 일부러 옷차림까지 바꿨다.
그녀를 놀라게 한 건 지한의 훌륭한 변장술이다. 얼굴에 무언가를 붙여 줬을 뿐인데 외모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 위에 검은 가루를 한 겹 더 바르자 서정희는 순식간에 실제보다 10살 이상으로 늙어보였다.
지한도 그녀와 마찬가지 중년남성으로 바뀌었고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다시 봉원 정신 병원에 찾아왔다. 서정희는 제인의 친척으로 위장해 원장님을 방문했고 지한은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 철망을 수월하게 넘어갔다.
이를 본 서정희는 놀라운 마음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전기가 없어도 뾰족한 가시로 가득한 철망인데 지한이 어떻게 해냈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이렇게 둘은 따로 행동했다. 서정희가 병원에 찾아 온 이유를 설명하자 그녀를 접대한 원장님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고, 애가 너무 불쌍하네요. 여기 있는 동안 부모님은 애를 보러 오신적이 한 번도 없고 시신도 지금까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어요.”
서정희는 시신이 이미 화장 처리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장례식장에 보관되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에 제인의 젊은 얼굴이 떠올랐다. 살아있을 때도 충분히 불쌍한데 죽으니 더 비참할 줄이야.
“걱정하지 마세요, 원장님. 저희가 대신 장례식을 차릴거에요. 제인의 부모님은 외국에 계셔서 들어오기가 곤란해요. 제가 대신 뒷일을 처리하겠습니다. 제인의 유물은 아직 병원에 남아 있죠?”
“그래요. 유물은 제가 치워뒀으니 따라오세요.”
서정희는 지난 번 찾아 온 병실 문앞에 멈췄다. “한 번 들어가보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그럼요. 애가 죽은 후 나머지 환자들은 다른 병실로 옮겼고 이 방은 비우게 됬어요.”
서정희는 문을 열어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 가구는 저 번 보다 더 적었고 남은 건 침대와 캐비닛 뿐이며 벽은 하얗게 칠해져 있었다.
햇빛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공중에 흩날리는 먼지투성이를 비췄다.
쓸쓸한 방안은 제인의 슬픈 일생을 떠올리게 했다.
“제 조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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