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장
얌전한 서정희이지만 가끔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말들은 염정훈의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염정훈이 섬에서 그녀를 데려왔을 때 그의 성격대로라면 아마 그녀를 집에 꽁꽁 가두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마음을 최대한 억누르며 그녀에게 자유를 주었고 또 그녀의 요구에 따라 두 아이도 특별히 보살폈다.
그는 자신이 이렇게 많이 하면 서정희가 예전처럼 기뻐서 눈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그녀의 눈은 깊고 맑은 호수와 같이 염정훈이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수많은 일을 해도 그녀의 눈에는 그 어떤 잔물결도 일지 않았다.
염정훈의 차가운 눈동자에 서정희의 맑은 얼굴이 그래도 비쳤다.
“서정희, 적당히 좀 해.”
염정훈의 목소리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백지연과 결혼한다고 해도 너의 자리는 변함없어.”
염정한의 말은 마치 그녀에게 베푸는 배려 같았다.
그 말에 서정희는 피식 웃음을 보였고 경멸의 눈빛이 가득했다.
“백지연은 이미 염씨 사모님 자리를 차지했어. 내 자리는 어떤 건데?”
염정훈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서정희는 손을 뻗어 그의 옷깃을 여몄다. 염정훈더러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얘기해 봤자 수습이 더 어려워질 것이고 그러면 화난 염정훈의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서정희는 더 많은 말들로 그의 비위를 맞추어야 했다.
“알았어. 이제 당신의 약혼녀에게 가봐. 나도 나의 신분을 잘 알고 있으니까 더 이상 당신을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말이 끝나자마자 서정희는 한발 물러서며 한마디 보탰다.
“빈이 일은 고마워.”
염정훈은 그저 입을 벌린 채 자신의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서정희가 자기 옆으로 돌아왔지만 그녀의 마음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 염정훈은 혼자 자신을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를 그렇게 사랑하던 서정희가 그저 지금의 상황이 너무 괴로워 잠시 이러는 것뿐이라고... 끊임없이 자기에게 주문을 거는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정희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