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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장

서정희가 고개를 들자 문어귀에 서 있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잠들기 전에 옷을 벗지 않아 쪼글쪼글해진 셔츠는 단추가 몇 개 열려 있었다. 문에 기댄 염정훈은 머리가 약간 흐트러졌지만 그의 날이 선 미모는 여전했다. 서정희는 괜히 찔렸다. 염정훈과의 관계는 얽히고설켜서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웠다. 섬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니 갑자기 공포가 밀려왔다. “그.....그냥 잠이 안 와서.” 서정희는 당황해서 얼른 설명했다. 그러자 염정훈이 한 걸음씩 다가왔다. 그녀는 순간 다리가 풀리면서 바닥에 꿇어앉았다. 워낙 키가 커서 불빛을 막으니 염정훈의 거대한 그림자가 서정희를 뒤덮었다. 취기가 약간 사라진 그의 눈빛은 맑아졌지만 눈동자에서 정서를 보아낼 수가 없었다. 서정희는 허둥지둥 서류봉투를 금고에 넣으면서 더듬더듬 설명했다. “그저 궁금해서 잠시 봤어.” 이때 염정훈이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힘이 느껴졌고, 뜨거웠다. 서정희는 그의 행동에 깜짝 놀라서 반사적으로 빌었다. “잘못했어. 당신 동생 서류는 다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화내지 마......” 염정훈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 내려다보았다. 언제부터인가 그녀가 자신을 보는 눈길에는 사랑도 미움도 아닌 두려움으로 꽉 차 있었다. “밤이 깊어졌어.” 염정훈의 목소리는 내리깔려 있었다. 서정희는 의아한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서정희의 수중에 있던 서류들을 가져가더니 그녀를 안고 일어서면서 말했다. “낮에 볼 시간이 많아.” 서정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염정훈을 바라봤다. 그 말인 즉슨 낮에도 서재에 마음대로 드나들어도 된다는 건가? 심지어 뒤지고 싶은 서류를 맘껏 뒤져도 된다는 의미? 염정훈은 그녀의 의문을 알아챈 듯 평온하게 말했다. “비번을 바꾸지 않은 건 당신한테 속일 생각이 없었다는 의미야.” 서정희는 다시 한 번 침대에 눕혀졌다. 그리고 단단한 두 팔이 다시 한 번 그녀의 허리를 감싸서 자신의 품에 가둬넣었다. 서정희의 머리 위로 중후한 목소리가 전해왔다.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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