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장
백 씨 집안사람들의 응대가 끝나자 염정훈은 집에 돌아왔다. 그는 서정희가 거실에서 자신을 기다릴 줄 알았다. 늘 그랬듯이 아무리 늦게 들어오더라도 거실에는 늘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서정희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소파에서 잠이 들더라도 항상 등 하나를 켜놓고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오늘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캄캄한 거실에 아무도 없었다.
술을 좀 마셔서 취기가 아직 가셔지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서정희가 얼른 와서 부축하면서 한편으로는 잔소리를 해대며 한편으로는 해장국을 끓여줬다.
잔소리가 귀찮기는 했지만 그건 행복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난방을 빵빵하게 틀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기가 느껴졌다.
위층으로 올라가 방문을 열어 바깥의 불빛을 빌리자 침대에 이불이 부풀어 오른 게 보였다.
서정희는 잠들어 있었다.
잠들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따뜻한 품속에 안겨졌다. 공기 중에는 술 냄새가 풍겼고 그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술 마셨어?”
서정희가 잠에서 깬 목소리로 묻자 염정훈은 투정부리듯 말했다.
“당신 변했어.”
서정희는 염정훈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당신 지금 개그하는 거지? 먼저 변한 건 당신이잖아.”
염정훈은 서정희를 더욱 꽉 껴안았다. 예리함은 사라지고 더 많이는 강아지 같은 순둥함이었다.
그는 취기가 있는 말투로 서정희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난 변한 적 없어. 단 한 번도.”
서정희는 염정훈의 말을 그저 술기운에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백지연과 낳은 아들이 한 살이 되었는데 변한 적 없다는 게 말이 돼?
하지만 그녀는 염정훈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은 맞춰줘야지 아니면 온 밤 편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염정훈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그의 품에서 꼼짝달싹하지 않고 웅크리고 있었다.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염정훈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던 손에 힘을 주었다. 심지어 머리까지 서정희의 어깨위에 놓았다.
“정희야, 나 힘들게 당신을 찾았어. 더 이상 도망치지 마.”
이렇게 달래는 말투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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