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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6장

병든 심정호는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친아들이 바깥에 두고 온 지 여러 해가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아들이 이토록 고생해서 거대한 나무가 되었을 거라고는 더더욱 생각지도 못했다. 거대한 나무이기는 하지만 나무가 좀 비뚤게 자란 것 같다.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탓에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서로 껴안았다. 열정과 감동이 넘쳤다. 이렇게 서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 집 큰아들은 아버지를 찾아도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심씨 집안의 도련님이라는 신분에 더 관심이 큰 것 같았다. 아니다. 정확히는 서씨 가문 아가씨에게 관심이 있다. “아들, 지금 일이 좀 복잡해. 일단은...” “내가 아들이 맞긴 해요?” 신동우는 욱하는 성격이다. 어머니를 똑 닮았다. 어떤 조언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만 가득했다. 심씨 집안과 서씨 집안의 관계를 미리 알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혼약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당연하지. 유전자 검사 결과도 나왔잖아. 서씨 가문은 상황이 복잡해. 지금...” “상관없어요. 서씨 집안 여섯째 아가씨 맞는 거죠?” “응.” “신씨 가문과 서씨 가문 양쪽 집안의 혼약은 양가의 어른들이 정한 것이 아니에요?” “맞아.” “그럼 됐어요. 서둘러 혼담 얘기 꺼내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 심정호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 기다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올림픽이라면 분명 시작을 알리기 전에 이미 냅다 뛰었을 것이다. 온몸으로 절박함을 내뿜고 있었다. “아들, 결혼보다 아버지에 대해 궁금한 것은 없어? 헤어진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아버지가 어떤 삶을 샀는지 궁금하지 않아?” 신동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궁금하지 않아요. 황토에 반쯤 묻힌 인생이 뭐가 궁금해요. 같은 남자끼리 뭐가 궁금하겠어요.” 이 말이 이 자리에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됐다. 지금은 이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심정호는 큰아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 애썼다. “아들, 아버지는 너의 인생에 궁금한 것이 많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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