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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6장

염화진은 진상정을 가로막았다. “그러다가 사람을 죽이겠어요. 만약 서시월이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새언니의 목숨이 서시월과 상관이 있어요. 서시월을 죽이면 새언니도 살 수 없을 거예요.” 진상정은 바가지를 한쪽으로 내팽개치고 계단에 털썩 걸터앉았다. “아가씨,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염 대표님이 사모님을 쫓아다니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데요. 특히 사모님이 사라진 몇 년 동안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데요? 서로 사랑하면서도 이렇게 많은 시련을 겪어야 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그런데 이런 나쁜 사람들은 오히려 잘살고 있고요. 너무 억울해요! 이런 여자들이야말로 일찍 죽어야 하지 않나요?” “알아요. 다 알아요. 오빠가 새언니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진상정 씨보다 더 잘 알아요. 일이 이 지경이 된 것도 다 저 때문이죠. 저는 오빠보다 더 서시월을 죽이고 싶어요. 나를 이렇게 오랫동안 속이고 새언니에게 손을 쓰라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저 서시월을 살려둬서 방법을 찾기를 바랄 뿐이에요.” 진상정이란 남자의 눈시울도 시뻘게졌다. 지난번에 이렇게 괴로워했을 때는 아마 염정훈이 중독되었을 때이다. 그때 사람들은 아무런 묘약이 없을 거라고 했다. 곧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염정훈은 살아났다. 이번에는 서정희가 고독에 중독되었다. 문 옆에 서 있는 사람을 바라봤다. 염정훈은 아무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있었다. 집안의 상황에 모든 감정이 집중된 것 같았다. 긴장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은 옛날 염정훈의 모습이 아니다. 하늘은 왜 이렇게 눈이 어두운 것일까? 왜 굳이 이런 방법을 써서 두 사람을 놀리는 것일까? 진영은 묵묵히 구석에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숨 막히는 분위기 속에서 입을 열었다. “서시월에게 먹을 것 좀 줘, 아가씨의 말이 맞아, 목숨만은 살려둬야 해.” 오기 전에 서시월은 부상을 입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느라 거의 하룻밤을 굶었다. 반쯤 죽은 사람 같았다. 진상정은 약간 불만스러웠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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