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4장
염화진과 서시우의 관계를 몰랐던 서정희는 염화진이 이곳에 나타나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염화진은 죽지 않았지만 서정희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염화진의 신분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서정희는 물론 염화진이 죽기를 바랐지만 만약 진짜로 죽었다면 염정훈은 분명 슬퍼할 것이다.
그래서 서정희도 염화진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이상한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염화진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사람들은 조금 전 서정희의 말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염화진 씨, 몸은 괜찮아요?”
염화진은 다쳤을 것이다. 서정희는 공기 중에 퍼지는 희미한 피비린내를 맡았다.
“괜찮아요.”
“아버지, 저 사람이 바로 아버지를 구했어요. 만약 염화진 씨가 없었더라면 정말 속수무책이었을 거에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서강태의 모든 정신은 서정희에게 팔려있었다. 하지만 염화진이 자신을 구했으니 아무 말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염화진 씨,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꼭 갚을게요.”
염화진은 서씨 가족들 앞에서 유난히 어색해 보였다. 연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서강태는 서정희의 얼굴에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서 선생님, 방금 한 말이 사실입니까?”
그들은 강안영과 심웅을 의심했지만 그토록 오랫동안 아껴왔던 딸은 의심하지 않았다.
서시월이 그들 앞에서 위장을 너무 잘했다.
염정훈은 염화진을 힐끗 보더니 성큼성큼 걸어와 말했다.
“제가 설명하죠.”
지금 서정희의 마음이 얼마나 설레고 있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우선 서정희를 자리에 앉힌 후 염화진 곁을 지나가면서 낮은 목소리로 호통쳤다.
“무릎 꿇고 들어!”
염화진은 당황했다. 예전에 서씨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결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
염정훈은 서정희의 기이하고 굴곡진 인생, 특히 국내에서 암살당할 뻔했던 일을 전부 말했다.
이 속에 염화진이 한 것도 많다. 그녀는 무안한 느낌도 있었지만 후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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