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장
서정희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햇빛이 염정훈을 비췄지만 그의 눈동자에는 온기가 없었다.
분노, 비아냥, 경멸의 눈빛이었다.
“염정훈, 도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데. 내 삶조차 갖지 못 해?”
분명 이혼까지 한 사이인데 이 남자는 왜 이혼 전보다도 더 강한 소유욕을 품고 있을까. 심지어는 변태적인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염정훈의 시선은 그녀의 손목을 잡아끄는 큰 손위로 떨어졌다. 지한도 그의 눈빛을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서정희를 뒤에 숨겼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지만 지한은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당신들은 이미 이혼한 사이고, 서정희는 당신과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아해요.”
그의 행동과 그의 말이 염정훈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한을 바라보는 염정훈의 눈빛이 무척 깊었다. 짙은 불쾌감이 얼굴에 비쳤다.
주변의 공기조차도 산비로 인해 시끄러웠다. 바닷바람이 마구 불어 조금은 길어진 서정희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서정희는 창백해진 얼굴로 지한의 뒤에 숨었다. 지한은 비록 몸매는 괜찮았지만 조금은 체면이 서지 않는 듯한 검은 재킷은 누더기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염정훈은 순간 불쾌해졌다. 눈앞의 남자와 자신은 하늘과 땅 차이인데, 지금 이 남자 때문에 또 도망을 간다고?
염정훈은 습관적으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해이하게 서있는 모습은 모든 것을 군림한 듯한 모습이었다.
“둘이 어떤 사이야? 우리 사이에 당신이 끼어들 자격은 있고?”
지한은 말문이 막혔으나 곧장 대답했다. “친구 사이예요.”
“친구?”
염정훈은 코웃음을 쳤다. “서정희, 납치범이랑 친구까지 먹고. 제법인데?”
납치범이라는 단어가 염정훈의 입에서 나오자 더욱 모질게들렸다.
“염정훈.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거아니야. 아이 일은 내가 다 설명할게.”
염정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눈은 차갑기만 했다.
“올라와.”
게임은 끝났다.
염정훈이 친 덫에서 서정희는 벗어날 수 없었다.
지한도 서정희가 이대로 가버리면 그녀를 기다리는 있는 건 연옥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가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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