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8장
이날 밤, 서정희는 밤새 뒤척이며 잠을 설쳤다.
섬에 온 지 5일째 됬는데, 그녀는 이미 전 지역의 상황을 파악했다. 어느 암초에 바다거북 몇 마리가 숨어 있는지도 똑똑히 기억하는 수준이다.
그녀는 끝도 없는 해안선을 바라보며 여러가지의 탈출 계획을 잡았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도 못했다.
모든 계획의 결과, 길어야 3일에서 5일 정도만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잔잔했다가도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치는 예측불가한 곳이며 언제든지 위험에 빠질수 있다.
간단한 뗏목을 두고 주변 섬들의 상황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탈주하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다.
신동우가 서정희를 이 섬에 데려오면서 그녀가 도망 갈 가능성도 생각했을 것이니 결코 쉽게 떠나지는 못할 것이다.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대신 잠시 머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여기에 있어야 하는 것인가? 신동우는 과연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가? 자신의 목숨으로 할아버지를 협박하지 않을까?
셋째 날, 신동우는 떠났고 조용한 섬에는 서정희와 하인들만 남았다.
신동우는 서정희와 대화하지 말라고 미리 하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서정희가 다가가 대화를 하고 싶을 때마다 상대방은 급하게 도망가곤 했다.
사흘에 한 번씩 헬리콥터를 이용해 밧줄로 음식을 전달해주곤 했는데, 그녀가 도망 갈까 봐 헬리콥터는 아래로 내려오지도 않았다.
이 날, 서정희는 해변가에 앉아 또 음식을 보내온 헬리콥터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가까이 갈 방법도 없었다.
생각해보니 새해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아이들과 같이 설이 맞이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미리 계획도 짜놨다.
설에 만두를 만들고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보면서 세뱃돈도 주고, 전에 경험하지 못한 모든 것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신동우가 기회를 주지 않을 게 분명하다. 서정희를 섬에 혼자 두는 것은 그녀의 의지를 연마하려는 뜻도 있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없애려는 계획이다.
사람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고방식과 심리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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