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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장

그것 말고도 지한은 염정한에게도 새 옷 한 벌을 선물했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들떠서 외쳤다. “새해다. 새해야.” 서정희는 이번 설을 특별한 섬에서, 그것도 낯선 사람들과 보낼 것이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품에는 염정한까지 안고 말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이 어두워지자 아이들은 하나 둘씩 불꽃놀이를 시작했다. 염정훈의 손에도 스파클라가 들려있었다. 요 며칠간 아이 사진을 찍느라고 서정희의 폰은 배터리가 나간 지 오래됐다. 다행히도 지한이 사온 보조 배터리를 솔라 패널에 연결해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서정희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마다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갔다. 이 순간만큼은 염정훈한테서 받은 고통을 잊고 자유롭게 즐기고 싶었다. “언니, 빨리 와서 우리랑 불꽃놀이 해요.” “그래.” 피융 소리와 함께 하늘에 아름다운 불꽃이 번졌다. 불꽃 아래 아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들의 즐거운 모습과는 달리 염정훈의 집에는 싸늘한 냉기가 흘러넘쳤다. “펑!” 염정훈은 앞에 놓인 재떨이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의 수배망에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신분을 찾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어디로 갔는지 종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상대방이 금방 거래를 해올 줄 알았는데 그렇게 믿고 기다린 지도 벌써 5일 째였다. 닷새가 흘렀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큰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를 납치해 갔으면서 무언가를 요구해오지 않는다는 게 염정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이가 행방불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뒤를 따라간 서정희의 생사도 확인할 수 없었다. 염정훈의 눈에 실핏줄이 섰다. 요 며칠 몇 시간 밖에 눈을 붙이지 못했다. 아무런 실마리도 없는 사람을 찾는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상대방이 적이라면, 염정한이 뜻밖의 일을 당했더라도 그에게 죽음을 알렸을 것이다. 납치범이라면 왜 일주일이 되도록 목숨 값을 달라고 연락을 하지 않을까? 그믐날이라 다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데 염정훈 한 사람만이 옥상에 홀로 서서 흩날리는 눈을 맞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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