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3장
신동우는 라카에 있을 때와는 사뭇 달랐다. 그때의 그는 오만방자하고 눈에 뵈는 게 없었다.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도 깡패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검은색 양복에 가슴 앞에는 흰색 동백을 꽂았고 머리를 정성껏 손질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 중에서도 신동우는 유난히 돋보였다. 아우라와 분위기는 주변 산바람마저 숙연하게 물들였다.
그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니 이곳에 묻힌 사람이 그에게 중요한가 보다.
서정희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료에서 봤을 때 그가 A 국과 연관이 있다고 나와 있지 않았다. 이렇게 중요한 사람을 왜 라카가 아닌 A시에 묻을까?
서정희는 속으로 긴장했지만 이내 냉정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기서 동우 씨를 만나다니, 동우 씨가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
서정희는 그저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인사만 건넸다.
하지만 신동우가 경호원에게 길을 비키라고 할 줄 몰랐다.
“이렇게 궁금해하시니 직접 와서 보는 게 어때요?”
서정희는 연신 손사래를 쳤다.
“그렇게 궁금하지 않아요. 날이 저물어서 빨리 가봐야 하고요.”
“괜찮아요. 제가 좀 이따 부씨 저택에 갈 거라 가는 김에 데려다줄게요.”
보아하니 이번에는 사적인 일 때문에 온 것이다. 언론들이 크게 떠벌리지 않아 아무 소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먼저 부씨 저택에 가겠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설마 그녀가 열쇠를 훔쳤다고 할아버지에게 고자질이라도 하려는 것일까?
그러나 서정희는 금세 이 생각을 접었다. 어린애도 아닌데 고자질이야 하겠는가? 보아하니 중요한 일이 있는 모양이다.
경호원은 일제히 옆으로 물러섰다. 배윤이 긴 다리를 뻗어 그녀의 앞길을 막더니 이쪽으로 모시겠다는 손짓을 했다.
이곳은 비록 묘지이지만 사방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게다가 A 시이다. 그녀 자신의 구역이기에 두려울 것이 있다.
서정희도 앞으로 걸어갔다. 오늘 우연히 신동우와 마주친 것이 확실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찬바람을 따라 서정희의 옅은 약 냄새가 풍겨왔다. 그때의 그 여자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