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3장
하얀 눈밭으로 사라지는 서정희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염정훈은 일을 그르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몸 사리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녀를 만나고 싶을 뿐이었다.
부남진이 중간에 끼어 있고 서정희는 문환희를 돌보느라 바빴다. 이제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것조차 그저 욕심에 불과했다.
서정희가 오늘 수술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 기다린 것이다. 부씨 저택이 나오는 그녀를 제일 처음 보고 싶었다.
예전에 자신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녀에게 미리 말하면 항상 미리 국을 끓이고 앞치마를 두른 채 문 앞에 서서 두리번거렸을 것이다.
그녀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하얗게 덮은 하얀 눈이 그녀의 몸에서 흘러내리는 모습은 마치 요정처럼 아름다웠다.
그는 단지 과거가 그리울 뿐이다.
염정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서정희를 화나게 했다. 그는 액셀을 힘껏 밟았다.
수술은 최첨단 의료장비가 갖춰진 서정희 별장의 지하실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서정희는 먼저 집에 갔다.
하얀색과 검은색 두 대의 차량이 멈춰 서자 염정훈은 빠른 걸음으로 서정희의 뒤를 쫓았다.
대문이 열렸다. 아직 난방을 켜지지 않아 방안은 마치 큰 냉장창고와 같았다.
서정희는 염정훈을 아랑곳하지 않고 신발을 바꿔 신고 난방기를 켰다.
누군가 코트 자락을 살짝 잡아당기자 서정희는 고개를 돌렸다. 덩치 큰 남자가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눈에는 미안함이 가득했고 목소리는 애처롭기만 했다.
“정희야, 내가 잘못했어.”
그가 계속 오만한 태도였다면 서정희는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나약한 모습에 서정희 마음속의 화도 많이 가라앉았다.
“뭘 잘못했는데?”
“너의 말이 맞아. 지성이에게 은혜 갚는 것으로 너를 협박하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선을 넘었어.”
염정훈은 입술을 달싹이며 계속 설명했다.
“그때 아이가 너무 어려서 진실을 말하면 마음에 상처가 되리라 생각했어. 지성이는 내 목숨을 구해주었고 나는 지성이 대신 아이를 돌봐야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너의 기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 해경이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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