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장
백지연은 열정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지금 이 순간은 차가운 얼음물이 그녀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적셔 몸속의 흐르는 피마저 멎게 한 듯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렸고 심장마저 조금씩 아파져 왔다.
한참 만에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익숙한 말투의 떨리는 목소리는 그녀가 얼마나 큰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서정희는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예전에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보고 싶어서였다.
남에게 떠받들리다가 한순간에 추락하는 느낌이 어떤지 백지연에게 똑똑히 알려주고 싶었다.
곧 염정훈이 아들 돌잔치에서 몰래 바람을 피운 사실이 바로 인터넷에 퍼지면 염정훈과 백지연 두 사람은 패가망신하게 될 것이다.
서정희의 뒤통수에 있는 그의 손은 마치 강철 팔뚝처럼 그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 그녀를 매우 불쾌하게 했다.
서정희를 안고 있는 염정훈을 본 사람들은 모두들 염정훈이 백지연에게 무엇이든 설명해 주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의 첫 행동은 옆에 벗어 던졌던 정장 재킷을 들어 우선 먼저 노출된 서정희의 살결을 가려줬다.
그리고 서정희를 끌어안은 채 차갑고 기세등등한 얼굴로 백지연을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 오늘의 어리석음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야.”
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성큼성큼 걸어 자리를 떠났다. 그 어떤 해명도 위로도 하지 않았고 얼굴과 행동에는 오직 거만함만이 있었다.
백지연은 그렇게 우스운 꼴로 그곳에 버려졌다.
염정훈 또한 백지연에게조차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더더욱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모두가 기대했던 불륜현장을 잡는 상황 같은 건 나타나지 않았고 염정훈은 자리를 떠날 때까지 도도한 모습으로 일관했고 오히려 백지연만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흩어진 사람들 사이에서 한두 마디씩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염 대표가 본인을 엄청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봐요.”
“내가 다 민망하네요. 남편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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