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장
서정희는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것 같았다.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남자는 몸에 딱 맞는 정장을 입고 있어 넓은 어깨라인이 그대로 드러냈다.
셔츠의 단추가 불빛에 반사되어 어두운 밤에 유난히 더 돋보였고 그 단추는 마치 당장 공격할 것 같은 늑대의 눈처럼 보였다.
실루엣일 뿐이었지만 너무 똑똑히 잘 보였다.
남자의 몸에서 나는 섬유유연제 냄새가 그녀의 코를 찔렀고 좁은 뒷좌석은 더없이 야릇한 분위기를 풍겼다.
“어디 갔다왔어?”
서정희가 먼저 입을 열어 차 안의 정적을 깼다.
누군가를 놓아줬을 때의 좋은 점은 더 이상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매일 인스타 스토리에 업데이트된 내용이 없나 수도 없이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프로필 사진이 바뀌지는 않았는지 여러 번 보지 않아도 된다.
염정훈이 사람을 시켜 픽업하러 오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서정희는 아마 그가 출국한 줄도 몰랐을 것이다.
“출장.”
염정훈은 한 단어로 간결하게 대답했다.
사실 그는 레오의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분위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분위기를 깨뜨릴 것 같았다.
지금 그녀는 온몸을 자신의 품에 기대고 있고 자신의 허벅지에 닿아있는 그녀의 살결로 충분히 그녀의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좁은 공간에서 지나치게 밀착된 자세는 염정훈의 마음을 걷잡을 수 없게 만들어 당장이라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었다.
긴 손끝이 그녀의 부드러운 목을 따라 천천히 올라갔고 스치는 곳마다 더 많은 열기가 감돌았다.
그의 손이 서정희의 눈썹 끝에 머문 후, 그는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며 조금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다 나았어?”
차 안으로 비친 바깥의 불빛이 그녀의 눈썹 끝에 남은 작은 흉터를 돋보이게 했다. 물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의 거친 손은 최대한 부드럽게 서정희의 상처를 만졌고 입으로 내뿜는 입김은 그녀의 이마를 따뜻하게 했다.
“그날 일은 고마워.”
아무래도 그녀가 염정한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염정훈도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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