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전아영의 말을 듣자 서정희는 더욱 날카로워졌다. 예뻤던 눈썹도 악하게 변했다. 목소리도 격앙됐다.
“물론 죄가 없지. 그럼 내 아이는? 내 죽은 아이는 죄가 있어? 원래 죽었어야 했던 애가 바로 그 애야.”
서정희는 찢어지듯 아픈 심장을 부여잡고 극단적인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만약 그 애가 이 세상에 오지 않았다면 내 아이도 죽지 않았을 거야.”
“미쳤어. 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정희야, 내가 보기에는 털털해 보이겠지만, 난 운명을 믿어. 사람마다 자신의 운명을 타고난다고 생각해. 네 아이는 먼저 천국에 가서 천사가 되었어. 너 고개를 들어 좀 봐봐. 혹시 네 아이가 위에서 너를 보고 있지 않을까? 그 아이는 네가 잘 살아가기를 원하지, 네가 평생 한을 품고 살기를 원하지 않을 거야. 네가 받았던 고통을 뒤돌아봐. 너 같이 선한 사람이 다른 사람도 똑같은 고통을 받기를 원하는 건 아니잖아.”
서정희는 몸을 돌려 차가운 시선으로 전아영을 바라보면서 날카로운 어투로 말했다.
“너 내가 지난 1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알아? 왜 우리 가족은 다 죽어 가는데, 백지연은 가족의 화목함을 누리고 있는 거지? 그리고 염정훈은 진짜 자기가 내키는 거면 뭐든 해도 돼?”
“난 내가 겪어왔던 고통의 천 배, 아니 만 배를 그들에게 돌려주고 싶어.”
“정희야.”
전아영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서정희를 바라봤다.
그러자 서정희가 갑자기 웃었다.
“그렇게 보지마. 아빠가 의식을 찾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안 할 테니까.”
“정희야, 네 고통을 내가 겪지 않아서 너더러 선한 마음을 품어라고는 하지 않겠어. 다만 나는 네가 여생을 평안하게 보냈으면 좋겠어. 너무 과격한 생각을 하지 말고, 냉정해야 돼.”
“걱정마. 난 지금 어느 때보다도 냉정해.”
전아영은 걱정이 태산 같았다. 서정희가 마음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전아영이 떠날 때, 서정희는 자장가를 흥얼거렸다.
서정희가 임신했을 때, 그는 아이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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