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지수현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그는 어젯밤에 분명 스스로 목욕할 수 있었으면서, 나더러 목욕하는 걸 도와달라고 한 거야? 일부러 나를 놀리려고?”
지수현의 표정이 안 좋은 것을 본 강수영이 저도 모르게 물었다.
"지수현 씨, 혹시 허 대표님에게 무슨 문제가 생겨서 이런 걸 묻는 거예요?"
지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들어들 가봐요. 저는 먼저 출근할게요."
"그래요."
지수현이 떠난 뒤, 강수영은 이정을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허정운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지수현이 문 앞에서 너랑 무슨 말을 했어?"
"지수현 씨는 그저 대표님이 평소에 어떻게 목욕하는지 물어봤어요."
허정운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두 눈을 차갑게 번뜩이며 말했다.
"너는 뭐라고 대답했는데?”
"대표님께서 평소에 혼자 목욕하신다고 말씀드렸어요."
허정운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 것을 알아차린 강수영은 속으로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대표님, 혹시 제가 말을 잘못했나요?"
허정운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앞으로 지수현이 다시 나에 관해 물으면 너는 잘 모른다고 말해."
"네."
그는 두통이 느껴져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우리 사이는 원래도 안 좋은데, 내가 자기를 속인 걸 알았으니 어떻게 나올지 몰라.’
****
지수현은 온종일 어젯밤 허정운에게 놀림을 당한 일로 짜증이 나 있었다. 마침 이때 양건덕이 스스로 화를 자초하듯 새로운 계약서를 들고 지수현을 찾아와 사인을 요구했다.
계약서를 다 본 지수현은 계약 조항에 문제가 있는 열 몇 곳을 표기해서 양건덕 앞에 던져주었다.
"양 사장, 나는 양 사장이 우리 라이벌 회사에서 파견한 스파이가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하는군요. 양 사장이 믿을지는 모르겠으나, 이 계약서를 체결하면 MY가 당장 망해 우리 모두 감옥신세를 져야 할지도 몰라요!”
고개를 숙인 채 지수현이 표기한 곳들을 훑어보던 양건덕의 표정이 더없이 보기 안 좋게 변했다.
이 계약서는 백상엽이 그에게 준 것이었다. 지난번에 백상엽이 지수현에게 얻어맞은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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