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백설아는 영상을 손에 넣은 뒤, 실수로 삭제했다고 할 셈이었다.
그리고 굳이 영상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대충 둘러댄다면 끝까지 숨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직원은 영상이 담긴 태블릿을 백설아에게 건네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옆에 있던 기운철이 손을 뻗어 태블릿을 먼저 건네받았다.
“제가 볼게요. 설아 씨는 지금 다쳤으니까 손도 불편하잖아요.”
백설아는 말문이 막혔다.
고개를 돌린 지연정은 옆에 놓인 컵을 발견했다.
실수인 척하며 태블릿에 물을 끼얹을 계획이었지만 기운철은 진작 지연정의 계획을 눈치채고 냉랭한 표정으로 지연정을 쳐다보았다.
안 그래도 제 발 저린 지연정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기운철의 시선에 지레 겁먹고 컵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기운철은 미소 지으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연정 씨, 왜 그렇게 손을 떨어요?”
지연정은 황급히 손을 숨기며 아무 일 없는 척했다.
“별일 아니에요. 그냥 물이 좀 뜨거워서 손이 미끌어졌나봐요.”
“다음부턴 조심해요. 너무 뜨거운 걸 손에 쥐려고 하면 다치는 건 연정 씨뿐이니까요.”
지연정은 기운철의 말 속에 숨을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연정의 눈빛은 차갑게 식었다.
그녀는 말을 아꼈다.
기운철은 씨씨티비를 16배속으로 재생했다.
영상을 금세 다 확인한 기운철은 태블릿을 허정운에게 건넸다.
기운철은 한결 냉랭해진 눈빛으로 말했다.
“허정운, 네가 직접 봐.”
말을 마친 기운철은 냉소를 지으며 전이경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전이경, 네 여자 친구도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네. 덕분에 적반하장이라는 게 뭔지 제대로 구경했어.”
전이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전이경이 반박을 하기도 전에, 기운철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기운철이 씨씨티비 영상을 다 확인한 순간, 백설아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백설아는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의 이 일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영상을 다 확인한 허정운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허정운은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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