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지수현은 눈살을 찌푸린 채 아무 감정 없는 눈동자로 허정운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허정운은 가슴속에 분노가 들끓었다. ‘내가 잠시 곁을 비웠을 뿐인데 다른 남자랑 같이 밥을 먹다니. 만약 조금만 더 늦게 왔더라면 이미 할 짓을 다 했을지도 모르겠네.’ 그는 지수현 곁으로 다가가 앉더니 차갑게 코웃음치며 맞은편의 시승훈을 바라보았다. 시승훈도 물러서지 않고 웃으면서 말했다. "허 대표님, 수현이의 일이 곧 제 일이에요. 얘가 날 필요로 하는 한 나는 언제든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어요." 허정운은 그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시 배우가 이렇게 열정적일 줄은 정말 몰랐네. 설마 남의 집 집안일도 관여하려 하다니. 다만 시 배우에게 충고하는데, 시간이 있으면 자신의 연기를 어떻게 더 늘게 할지를 고민하는 게 좋겠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제 연기가 어떤지는 허 대표님이 걱정할 차례가 아닌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누구도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기 싸움을 감지한 지수현이 눈살을 찌푸리고 허정운을 바라보았다. "허정운, 여기 시비 걸러 왔으면 지금 그냥 가.” 허정운은 가슴속의 분노가 순식간에 극도로 치솟아올라 이를 악물고 말했다. "지수현, 이 기생오라비 같은 자식이 지금 네 앞에서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는데, 도대체 누구더러 시비를 건다는 거야?” 지수현이 두 눈을 차갑게 빛내며 말했다. "첫째, 시승훈은 기생오라비가 아니라 내 친구야. 그러니 얘를 존중해 주기를 바라. 둘째, 우리 사이는 다른 사람이 이간질할 필요가 없어. 사실 어떤 상태인지는 너랑 나 모두가 알고 있잖아?” 허정운은 너무 화가 나서 오히려 웃어버렸다. 그가 지수현의 손을 덥석 붙잡고는 밖으로 끌고 나가려 했다. 그들이 시승훈의 곁을 지날 때, 시승훈이 갑자기 지수현의 다른 한쪽 손을 붙잡았다. "허 대표님, 수현이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는데, 당신은 그것이 보이지 않나요?" 허정운이 지수현에게 이렇게 대하는 것을 본 시승훈은 가슴속에 분노가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