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허정운이 성난 눈빛을 번뜩이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지난번에 몰던 차가 시승훈 차야?"
‘그러니 강수영이 알아내지 못했지.’
그는 지난번에 시승훈을 만난 뒤, 강수영에게 시승훈을 조사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시승훈이 데뷔한 뒤의 일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뒷조사를 한 사람은 시승훈이 서울 시씨 가문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만 알아냈을 뿐이었다. 서울의 세력은 용강시와 달리 서로 얽히고설켜서 한 사람에 대해 조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 그래서 허정운도 계속 조사하게 하지 않았다.
시승훈을 본 지수현도 얼떨떨해하더니 곧바로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허 대표랑은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은데?"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시승훈 쪽으로 다가갔다. 지수현이 자기를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차를 타고 그냥 가버리자, 허정운이 온몸에서 싸늘한 분위기를 풍겼다.
"운전해!"
한편 지수현은 차에 오르자마자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신설리에게 연락했는데 어쩌다 네가 왔지?"
시승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오늘 저녁에 신설리랑 같이 밥 먹었거든. 네 전화를 받았을 때 그녀가 볼 일이 남아 내가 대신 왔어."
지수현은 깜짝 놀란 눈빛을 했다. 그녀가 예전에 시승훈을 데리고 있을 때, 신설리가 늘 그녀를 찾아와 놀았었는데 그렇게 오다가다 하면서 시승훈과 친해졌다.
"두 사람이 왜 갑자기 같이 밥을 먹어? 너 요즘 바쁘잖아?"
시승훈이 기분 좋은 듯 눈동자를 빛내며 농담조로 말했다.
"내가 바쁘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늘 나를 지켜보고 있었어? 내가 사인해 줄까?"
지수현도 더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 당시 내가 너를 데리고 글씨 쓰기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 네 그 개발로 쓴 것 같은 글자를 봐줄 수나 있었을까?"
그 말을 들은 시승훈도 두 사람이 함께 글씨 쓰기 연습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그 시절이 그리웠다.
"너는 나만 데리고 연습한 게 아니잖아? 당시 네가 관리하던 연예인 모두를 데리고 연습했잖아? 그것도 한꺼번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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