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
허정운이 대답이 없자 지수현이 옅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나 요즘 일이 바빠서 할머니 뵈러 갈 시간이 없어. 다음에 같이 갈게.”
이상함을 느낀 허정운이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내가 언제 할머니 보러 가재?”
“할머니 뵈러 가는 게 아니면 나한테 문자는 왜 보낸 거야?”
이어 전화기 너머로 이를 악문 듯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지연정이 너한테 얘기 안 했어?”
“무슨 얘기?”
문득 허정운이 하려는 말이 지진성이 그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지수현이 저도 모르게 입술을 달싹였다.
“지씨 가문이 너한테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에 내가 껴서 뭐 해. 밥맛만 떨어지지.”
지씨 가문의 세 식구와 허정운과의 식사라...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그곳에 굳이 가봤자 기분만 상하고 올 게 뻔했다.
“너도 와야지. 너는 지씨 성 아니야?”
지수현은 그만 말문이 막혔다.
그녀에게 시비나 걸려고 전화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허정운, 나 내일 진짜 바빠. 밥 먹을 시간...”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허정운이 말을 잘랐다.
“아무리 바빠도 밥 먹을 시간은 있잖아. 내일 저녁에 퇴근해서 데리러 갈게. 그런 줄 알고 있어.”
지수현의 대답도 듣지 않고 허정운은 자기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 망설이던 지수현은 문자를 작성하여 허정운에게 보냈다. 내일 정말 시간이 없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였다.
물론 허정운에게서는 아무런 답장도 오지 않았다.
이튿날, 지수현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신설리를 사무실로 불러 밝혀낸 자료를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자료를 확인한 신설리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양진옥은 그녀가 직접 스카우트했던 직원이었다. 줄곧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큐로에 이사의 조카딸일 줄이야... 뒷통수를 세게 한 방 가격당한 느낌이었다.
표절 사건에 연루된 이상 오늘의 이 논란이 양진옥이 MY에 면접하러 올 때부터 계획되었던 음모이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피어올랐다.
“아직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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