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장
“형수님, 저 아직 어떤 일인지 말도 꺼내지 않았어요.”
황당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는 양주헌을 보며 지수현이 차갑게 선을 그었다.
“어떤 일이든 제가 도움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 양 대표님.”
허정운과 이혼도 했겠다 지수현은 더 이상 허정운의 무리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저택 안으로 들어섰고 문을 닫자마자 진여안이 속사포로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양주헌 저 사람 약장수가 따로 없어! 오늘만 해도 몇 번이나 찾아와서 자기 회사 신제품 홍보대사가 되어달라고 얼마나 끈질기게 매달리는지... 양주헌이 대표만 아니었어도 내가 진작에 포크레인으로 끌어냈을 텐데!”
양주헌을 약장수라고 칭하는 진여안의 말에 지수현은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양주헌은 잘생긴 외모에 여자 친구도 밥 먹듯이 갈아치우는 남자였다. 본인을 그 어떤 유혹에도 물들지 않고 지조를 지키는 남자라고 떠드는 그가 진여안이 이렇게 진절머리 나 하는 걸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되었다.
“모델 하는 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도 아니잖아. 거의 공짜로 돈을 주겠다는데 왜 안 하겠다는 거야? 노후대책에 딱인데.”
진여안이 얼굴을 팍 구기며 물었다.
“신제품이 뭔지 알아?”
“뭔데?”
“콘. 돔.”
“풉...”
물을 마시던 지수현은 입안의 물을 뿜어내며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진여안을 바라보았다.
“양주헌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나중에 내가 찍는 영화에 양주헌이 혹시나 투자할까 봐 겨우 참았어. 안 그러면 진짜 정신병원 한번 가보라고 말할 뻔했다니까!”
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후 저녁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먹을만한 정도의 요리 실력인 지수현에 비해 셰프 어머니를 둔 진여안의 요리 솜씨는 아주 출중했다.
밥 두 그릇을 뚝딱 비운 지수현은 진여안과 함께 설거지를 마친 뒤 그릇을 식기세척기에 넣어두고 소파에 드러누웠다.
진여안이 다가와 그녀의 팔을 끌며 말했다.
“바로 누우면 안 돼. 방금 밥 먹었는데 산책하러 나가자.”
“그러자.”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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