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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장

양주헌이 한참 멍해 있다가 입을 열었다. “그럴 리가요? 조금 전에 정운에게 아이는 언제 가질 거냐고 장난삼아 물었더니 형수님에게 달렸다고 하던데요.” 이 말은 지수현에게 한 말이었다. ‘허정운이 이혼 사실을 그들에게 말하지 않은 게 분명해.’ 지수현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허정운이 왜 숨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숨기든 말든 그녀와는 상관없었다. 그녀는 양주헌을 쳐다보면서 조용히 말했다. “이혼한 거 맞아요. 이혼 서류에 도장까지 찍었는 걸요.” 평소에는 그렇게 분위기를 잘 띄우던 양주헌도 이 시각은 뭐라고 할지 몰라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럼 식사 마저 하세요. 저는 이만 갈게요.” 이 말만 하고는 바로 룸으로 돌아간 양주헌은 들어서기 바쁘게 허정운을 보며 말했다. “정운아, 너 지수현 씨와 이혼했다는 말을 왜 안 했어? 그러고도 우리가 친구야?!”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허정운과 기운철은 동시에 그를 쳐다보았다. 허정운이 차갑게 물었다. “어디서 들었어?” 양주헌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어디서 들었겠어? 방금 화장실 갔다가 요즘 좋아하는 여자가 보여서 인사하러 갔는데 글쎄 지수현이 그녀와 같이 식사하더라고. 그래서 형수님이라고 불렀더니… 두 사람이 이혼 서류에 도장까지 찍었다고 하더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정운은 벌떡 일어나서 룸에서 나갔다. 양주헌이 한숨을 내쉬며 오늘따라 이상하게 말이 없는 기운철에게 말했다. “지연정이 돌아온 후 그들의 결혼이 오래가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이혼할 줄은 몰랐네.” 기운철은 안색이 차갑게 변하며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와 이혼했구나. 어쩐지 노골적이다 했네.’ 그는 허정운의 행동이 불만스러웠지만, 마음 한구석은 기뻤다. ‘허정운이 정말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한테도 아직 기회가 있는 거잖아.’ 허정운은 룸에서 나가자마자 지수현과 진여안을 발견하고는 성큼성큼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지수현은 음식을 집다가 등 뒤에서 찬 기운이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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