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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장

지수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퇴근하고 바로 진주 가지러 가느라 저 혼자 먼저 왔어요. 허정운씨는 아직도 야근하는 중일 거예요.” 지수현의 말을 들은 허 씨 할머니는 실망하는 눈치였다. 허정운이 교통사고로 두 사람이 동거하는 동안 둘 사이가 가까워졌으면 했지만, 예전처럼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았다. “내 생일에도 야근이라니, 이따가 오면 꼭 혼내줘야 해!” 지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할머니의 말에 순응했다. “그럴게요!” 옆에 있던 지연정은 허씨 할머니가 지수현에게 이렇게 잘해주면서 자신에게는 지극히냉정하게 대하는것을 보며 질투와 분노를 느꼈다. 만약 허정운이 허 씨 할머니 손에서 크고 허 씨 할머니 말만 듣는 게 아니라면 그녀도 이렇게 할머니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연정아… 연정아… 왜 갑자기 말이 없어?” 정현정의 목소리가 지연정을 생각 속에서 빠져나오게 하였다. “현정 이모, 미안해요. 요즘 피곤한지 순간 멍때렸네요.” “요즘같이 할머니 생신 잔치를 준비하느라 고생해서 그래, 진짜 수고했어. 지수현이 너의 반만이라도 착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연정의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며 스스로 착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얌전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그녀는 오늘 여기 앉을 자격도 없었을 것이다. 지연정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했다. “현정 이모에게 도움이 된다니 저야말로 감사하죠. 현정 이모와 있으면 배울 것이 많아 저도 기분 좋아요.” 정현정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네가 한 노력은 내가 다 봤으니까. 내가 인정한 며느리는 오직 너 하나뿐이야!” 지연정은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현정 이모, 그런 말씀 마세요, 언니는 이미 정운 오빠랑 결혼했어요. 제가 어떻게 감히 넘보겠어요.” 정현정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정현정은 지연정의 귀에 대고 무엇이라 속삭였는지 지연정의 얼굴은 금방 빨개졌다. 지수현은 연회장을 둘러보다 심심하여 정원으로 가서 혼자 있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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