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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장

휠체어에 앉아있는 허정운의 모습에 정현정은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바로 지수현을 밀치고 허정운 앞으로 다가갔다. “지금 이 지경까지 됐는데 아직도 지수현 편을 들어?” 허정운은 인상을 썼다. “제가 사고를 난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에요.” 정현정은 차갑게 웃었다. “이혼하려고 법원에 가지만 않았더라도 이런 사고를 당하진 않았겠지!” “사고였어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요.” “됐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네 짐 정리해 놓을 테니까 오늘부터 본가에 가서 나랑 같이 지내자.” 허정운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안 돌아갑니다.” “난 너랑 저 여자가 같이 있는 거 더 이상 꼴도 보기 싫어!”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그 여자, 제 아내입니다. 이름이 있다고요. 아무리 좋게 보지 않으셔도 존중은 해주세요.” 정현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저 외국 한 번 나갔다 온 것뿐인데 돌아오니 지수현에 대한 허정운의 태도가 이렇게 변해있을 줄은 몰랐다. “정운아, 이 여자랑 함께 있으면 너만 계속 다칠 뿐이야. 그러니 같이 돌아가자. 이혼은 내가 대신 처리해 줄게!” 허정운은 아무 감정 없는 눈으로 정현정을 바라보았다. 목소리에는 분노가 살짝 섞여있었다. “저랑 수현이의 일입니다. 둘이서 해결할 테니 어머니는 개입하지 말아 주세요.” 그 말에 정현정은 몹시 화가 난 듯 안색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그녀는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허정운, 지금 나 쓰러지는 꼴 보고 싶어? 네가 다리를 못 쓰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심장병까지 도질 뻔했어. 그런데 지금 널 이렇게 만든 사람을 위해서 나한테 화를 내?” 허정운의 표정이 더 차가워졌다. “제가 사고 난 사실은 어떻게 아신 거예요?” 분명 정현정과 허경진한테는 알리지 말라고 분부까지 마쳤다. 혹여나 알게 된다고 해도 허 여사의 생신에 귀국할 때에야 알게 되는 것이 정상이었다. 정현정은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듯 움찔하더니 허정운의 시선을 슬쩍 피했다. 허정운의 성격은 그의 엄마인 그녀가 봐도 약간 섬뜩한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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