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장
몇 분이 지난 후, 지수현이 입을 열었다.
“페인트는 됐어요. 전 다만 두 사람이 오늘처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구경을 당하는 느낌을 잘 기억하시기를 바라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머리를 잘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백설아는 이를 꽉 악물었다.
“지수현 씨가 오늘에 하신 말씀, 꼭 명심하겠습니다.”
무대에서 내려온 백설아는 연회장 한 구석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전이경을 발견했다.
백설아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경찰서에 있을 때 그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냉정하게 거절했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천천히 전이경을 향해 걸어갔다.
전이경 앞에 선 백설아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를 조롱하려 온 건가요?”
전이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그저 내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실망시켜서 죄송하네요. 전 당신이 좋아하는 순수한 여자가 아닙니다.”
그녀의 표정은 전이경으로 하여금 낯선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그는 줄곧 백설아는 부드럽고 착하다고 여겼었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동안 자신이 줄곧 백설아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를 좋아해서,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단어를 그녀를 형용하는데 썼었다. 그래서 백설아의 정체를 알게 되었을 때, 천천히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설아야, 우린 분명 잘 만날 수 있었는데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백설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전이경을 바라보았다.
“이유는 없어요. 전 원래 이런 사람이예요. 애초에 당신이랑 헤어지고 출국한 것도 저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이번에 귀국한 후, 제가 아직도 당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관계를 이어가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실패했어요.”
순간, 전이경의 안색이 갑자기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전이경 역시 요 며칠 동안 계속 백설아를 다시 만날지 말지 고민했었는데, 이제 보니, 다시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알았어.”
그는 몸을 돌려 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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